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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마을' 혁신을 찾아서 <4> 양산시 소주동 소남마을

웅상 오지마을이 세련된 외국도시처럼 변신… 그 뒤에는 주민의 힘

  •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
  •  |   입력 : 2020-02-23 18:57:04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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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여 가구 사는 작은 자연마을
- 2015년 국토부 도시재생지 선정
- 국비 등 총 48억 지원… 변화 시작
- 주민, 제안부터 수립·집행에 참여

- 운영협 구성… 마을 주도로 추진
- 골목길 14개소 정비·벽화 그려
- 지붕 개량·노후주택 내부 정비도
- 시, 체증 유발 일자형 도로 계획
- 주민들 나서 S자 선형으로 바꿔
- 멀티실·카페 갖춘 새뜰센터 인기

경남 양산시 소주동의 한 작은 마을이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웅상지역 최고 오지에서 지금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세련된 명품마을로 변신해 화제가 되고 있다.
   
양산 소남마을의 가장 큰 자랑거리인 주민 보행공원을 겸한 마을정원도로.
소주동 소남마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마을의 변신은 마을 주민이 사업 아이디어를 내고, 사업기획부터 준공까지 참여해 성과물을 도출해 내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런 점에서 소남마을 도시재생 사업은 마을 공동체 진화와 도시재생의 롤 모델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소남마을은 국토교통부 주최 ‘2019 도시재생 한 마당 행사의 주민참여 프로그램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양산 소남마을 주민의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한 주민 교육장면.
소남마을은 양산시 소주동 회야천변 천성리버타운아파트 인근에 위치해 있다. 부산에서 부산~울산 7호 국도를 타고 울산방향으로 가다 소주동 웅상농협 하나로 마트 앞에서 좌회전해 직진하면 천성리버타운 아파트가 보인다. 이 곳 교차로에서 우회전해 조금 올라가면 소남마을이 나타난다.

소남마을은 170여 가구가 사는 자연마을이다. 이 마을은 웅상지역 4개 동이 1992년 면에서 읍으로 승격할 때까지 만해도 웅상지역에서 가장 못사는 마을이었다. 당시에는 논 농사가 주업이었는데 소남마을 주민이 소유한 농지가 적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다 도시개발로 농지가 더욱 사라지면서 마을은 더 낙후됐다. 슬레이트 지붕의 낡은 주택이 즐비하고 마을 골목길은 차량 한대가 지나기도 어려울 정도로 좁았다.

   
양산 소남마을 주민 문화 사랑방이자 주민 공동체 공간인 소남새뜰센터.
젊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 마을에는 노인만 남았다.

하지만 2015년 3월 국토교통부 지역발전위원회의 지역행복생활권사업 공모에 소남새뜰마을 사업이 선정돼 국비 30여 억원을 포함해 도비와 시비 등 모두 48억 원의 사업비가 지원되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이 사업은 지난해말 준공됐다.

이 사업은 사업제안부터 계획수립과 집행까지 주민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마을 주민은 운영협의회를 구성해 세부사업 내용을 담은 마스터 플랜을 수립해 실행에 들어갔다. 주민은 길이 140m 너비 8m의 커뮤니티 정원도로(마을 주도로)를 조성하고 좁은 마을 안 골목길 14개소도 2~4m 규모로 넓게 정비했다. 골목길에는 벽화를 그리고, 바닥도 보행이 편한 재질로 바꿔 정비했다.

   
양산시 공무원과 소남마을 운영협의회 임원과의 회의 장면.
슬레이트 지붕을 개량하고 노후주택 내부도 정비했다. 주택에 도시가스와 상수도 설치 공사도 했다. 마을 안 골목길에는 태양광 조명을 설치하는 등 친환경적으로 조성해 전기료도 절감하고 이색적인 볼거리도 제공하도록 꾸몄다.

특히 시가 마을 주도로를 일자형으로 계획해 마을이 두 동강 날 처지에 놓이자 주민들이 S자형으로 선형개량을 요구해 관철시킨 점도 주목된다.

고상길 전 소남 새뜰마을 사업 운영협의회 위원장은 “일자형으로 도로를 개설하면 외부 차량들이 이 길을 이용해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등 부작용이 심할 것 같다는 주민의견을 수렴해 개선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도로는 애초 계획한 전체 너비 8m 중 3m만 도로로 만들어 일방통행 하도록 하고 나머지 5m 공간에는 양쪽에 잔디 보행로와 쉼터 등을 갖춘 소규모 보행자 공원을 조성하도록 변경했다. 그러자 도로기능도 하면서 주민휴식공간도 늘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둬 호응을 얻고있다.

윤교순 소남마을 통장은 “주민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면 계획대로 일자도로로 개설돼 교통사고 발생 등 부작용이 컸을 것이다”며 “주민주도형 사업이기 때문에 이러한 시행착오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을 공동체 공간이자 문화 사랑방 역할을 하는 소남새뜰센터도 주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센터는 경로당과 멀티실, 마을카페, 사랑방, 진료실, 공동부엌 등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곳에서는 줌바, 스포츠 댄스 등 각종 프로그램과 강습을 진행해 마을주민은 물론 멀리 다른 지역에서도 수강하는 등 인기를 끌고있다.

소남마을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거주한다. 이 때문에 음식 쓰레기 무단투기가 한때 큰 골칫거리였다. 이에 주민들이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자금을 모금해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기기를 설치했다. 이 기기를 통해 음식 쓰레기 처리문제를 해결하고 퇴비는 마을주민에게 나눠줘 텃밭작물 재배에 사용하도록 하고있다. 주민이 중지를 모아 마을의 고민거리를 해결하는 등 민주적으로 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마을정비가 이뤄지면서 지금은 소남마을이 놀라울 정도로 변해 마치 외국 선진도시에 온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주민들은 고충도 토로한다.

고상길 전 위원장은 “양산시와 주민이 힘을 모아 오지마을을 선진마을로 변신시킨데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며 “하지만 시설물 준공이 되면서 시가 각종 지원을 중단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시설을 운영하려면 자금이 필요한데 달리 수입원이 없는데다 공동체 시설 운영에 따른 노하우도 부족해 앞으로가 걱정이라는 것이다.

고 전 위원장은 “시가 마을운영협의회 전담 직원에 대해서는 인건비를 지원하는 등 마을사업이 정착될 때까지는 일정부분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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