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록, 콜록, 콜록….” 24일 오전 4시15분. 보름간 지속된 기침이 도져서 잠에서 깼다. 잠결이었지만, 불현듯 부산에 확산 중인 코로나19가 떠올랐다. 불안감을 안고 오전 출입처인 부산경찰청에 출근했다. 오전 10시께 급한 기사 보고를 마치고 연제구청 보건소에 전화로 문의하니 “가까운 병원에 가서 감기·폐렴 여부부터 확인하라”는 안내를 했다. 곧바로 부산경찰청 근처 동네 병원에 갔다.
의사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증상을 묻길래 “보름간 맑은 콧물이 나면서 기침을 하다 안 하다 반복하고, 이틀 전부터 기침할 때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느껴진다. 며칠 전부터는 팔과 옆구리가 약간 쑤신다”고 말했다. 의사는 증상만 묻고는 통상 감기 진료 때 의사들이 하는 후두부 육안 관찰이나 청진기 촉진을 하지 않았다. “미심쩍어서 청진기 안 대보시나요”라고 물으니 의사는 “할 필요가 없다”고 대답했다. 5일 치 감기약 처방을 받고 주사도 한 대 맞은 뒤 병원에서 나왔다. “의사도 불안해서 그런가.” 왠지 의사가 소극적으로 진료했다는 생각이 가시지 않았다.
병원 건물 1층 약국에 가니 약사가 의사 처방약을 주면서 면역에 좋다며 면역 증진제를 추천한다. “약국에서도 이런 식으로 코로나19 불안감을 이용해 끼워 팔기를 하는구나”하는 괘씸한 마음이 들었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면역증진제도 함께 구매했다.
단순 감기라는 진단이 믿어지지 않았다. 100여m 떨어진 또 다른 내과 전문병원에 가서 독감 검사를 의뢰했다. 이곳에도 7, 8명의 어르신 환자가 마스크를 쓰고 대기 중이었다. 20여 분 뒤 의사에게 증상을 말했다. 이번에 만난 의사는 의료 장비로 콧속과 입속을 들여다 보고 약제로 보이는 분사액도 뿌렸다. 청진기로 가슴과 등 부위의 소리를 듣기도 했다. 안심이 됐다. 이 의사 역시 감기 진단을 했다. 다만 먼저 본 의사와 달리 “장기간 기침이 계속되는 것으로 봐서 세균성 감염으로 인한 감기”라고 했다. 혹시 몰라 “독감 진단을 받고 싶다”고 하니, 의사는 “독감이면 그렇게 오래 기침을 견딜 수 없다. 독감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병원 진료 때 보다 안심이 됐다. “감기 증상에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사람이 이런 불안감을 느끼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병원을 나선 뒤 일터로 가다가 문득 “내친김에 코로나19 검사도 받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10분 정도 걸어서 정오께 근처 연제구보건소에 도착했다. 이미 많은 시민이 보건소 바깥에 별도로 마련된 선별진료소 앞 대기 의자에 앉아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얀색 보호구를 착용한 보건소 직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직원은 “발열이 있느냐”고 물었다. 증상을 설명하니 “불안해서 오신 것 같은데, 검사를 받으려면 68번째 대기표를 받을 것”이라고 안내했다. 대기자 상당수가 감기 증상에 놀라 진료소를 찾았다고 한다. “오후 늦게나 검사가 가능하고, 운이 나쁘면 당일 검사를 못 받을 수 있다”는 보건소 직원의 말을 뒤로 한 채 발길을 돌렸다.
병원 진료 결과를 기다리던 중 기자의 증상을 궁금해하는 부산경찰청 직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의사가 세균성 감기래요”라고 말하자 이 직원은 “다행이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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