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구·동구 등 운영 무료급식소
- 줄줄이 문닫고 무기한 중단돼
- 이주민 대상 무료 진료소도
- 방문자간 감염 우려 운영중단

코로나19 확산으로 운영이 중단됐던 지역 무료급식소(국제신문 지난 10일 자 5면 보도)가 운영 재개 사흘 만에 다시 문을 닫았다. 무료진료소 역시 운영을 멈추는 등 사회 취약계층을 돕는 활동이 마비 상태여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25일 부산 동구 ‘부산시 무료급식단체 협의회’의 무료급식소에 급식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부산연탄은행은 서구 아미동 무료급식소 운영을 지난 22일부터 무기한 중단했다고 25일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지난 7일 중단했다가 19일부터 운영을 재개한 지 단 사흘 만이다. 연탄은행은 저소득층 노인 200여 명에게 매일 무료 점심을 제공해왔지만 코로나19 탓에 평균 20명에 이르던 자원봉사자 수가 4, 5명으로 급감하고 부산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자 무기한 중단을 결정했다. 연탄 배달 봉사도 봉사활동 인력 감소와 감염 우려로 전면 취소했다. 부산연탄은행 강정칠 대표는 “봉사자가 줄었고 불안감을 표하는 인근 주민이 많아 안타까운 결정을 내렸다. 민간 봉사단체가 완벽하게 방역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14개 봉사단체 연합이 운영하는 동구 수정동 부산진역 노숙인 무료급식소는 17년 만에 처음으로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노숙인과 저소득층 노인이 겪을 어려움을 고려해 꿋꿋이 운영을 이어왔지만 지역 내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23일부터 문을 닫기로 했다.

부산진역 노숙인 무료급식소 관계자는 “매일 800명 정도가 찾는데 대부분 면역 취약계층인 데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 분이 많아 감염 우려가 높았다. 당장 끼니가 시급한 부산역 인근 노숙인 50명을 위해서는 임시방편으로 김밥 컵라면 빵 등을 나눠주고 있는데 물품 후원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부산진구 초읍동 분원을 포함해 전국에 26개소를 둔 천사무료급식소 역시 지난 3일부터 비슷한 이유로 문을 닫았지만 아직까지 운영 재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이주민 무료진료소 역시 방문자 간 감염 우려가 높아지자 일제히 멈춰 섰다. 부산진구 당감동에 위치한 ‘그린닥터스’는 매주 일요일 오후 2~4시 이주민을 위한 무료 진료소를 운영하는데, 코로나19로 지난 4일부터 한 달만 운영을 중단하려 했으나 지난 22일 부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결국 무기한 운영 중단을 선언했다. ‘이주민과 함께’가 운영하는 무료진료소 역시 같은 이유로 내달 말까지 가동하지 않기로 했다. 정지숙 사무처장은 “부산뿐만 울산·경남, 대구·경북에서도 찾아오시는 분이 많아 영남권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운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위급한 분은 병원을 연결해드리는데 사태가 진정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