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절 앞두고 몸 안좋아져 상심
- “회복 뒤 정신계승 작업 마무리”
“101주년 3·1절을 앞두고 여러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건강이 갑작스레 안 좋아진 탓에….” 25일 부산 해운대백병원에서 만난 여성 의열단원 박차정(1910~1944) 의사의 조카이자 약산(若山) 김원봉(1898~1958) 선생의 처조카인 박의영(74) 목사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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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부산 해운대백병원에서 박의영 목사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
박 목사는 2014년부터 대표적인 혈액암인 다발골수종(골수암)으로 투병 중이었는데 이달 초부터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지난 7일 이곳에 입원했다. 현재 박 목사는 항암치료를 견디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제신문과 인터뷰(지난해 11월 8일 자 9면 보도) 당시만 해도 건강한 모습이었지만, 불과 몇 달 사이 건강이 악화됐다. 면역력이 약해져 폐렴까지 겹치면서 장시간 대화가 힘들 정도로 기력이 쇠약해진 상태였다. 그는 “독립운동가의 혼과 정신을 계승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101주년 3·1절에는 민족분열을 종식시키고 자주독립 국가를 바로 세우는 게 마지막 일”이라고 당부했다.
박 목사는 부산 출신의 여성 독립운동가인 박차정 의사의 조카다. 박 의사의 첫째 오빠가 박문희 선생, 둘째 오빠가 박문호(1907~1934) 선생이다. 박문희 선생이 박 목사의 아버지다. 집안의 독립운동사를 재조명하려던 박 목사의 노력으로 지난해 11월 17일 순국선열의 날에 박문호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이 수여됐다. 이로써 이미 독립유공자인 여동생 박차정 의사와 형 박문희 선생에 이어 한 집안에서 세 번째 독립유공자가 나왔다. 부산에서 독립유공자 삼남매가 나온 최초의 사례였다.
이런 성과에는 1990년대 초반부터 집안의 독립운동사 자료를 꾸준히 모아온 박 목사의 공이 컸다. 국내는 물론 일본으로 건너가 자료를 수소문했다. 박 목사는 박문희 박문호 박차정 의사 유족 대표다. 그는 “이번 3·1절을 앞두고 집안 역사를 제대로 정리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는데 건강이 따라주지 않아 안타깝다”며 “제 집안에서 벌어진 일이 우리 민족사의 일부분이자 독립운동사이기 때문에 더욱 답답한 마음이 컸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재차 피력했다. 이어 “체력이 회복되면 우리 집안 어르신들이 오랫동안 곤욕을 치르면서도 어떻게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왔는지를 후손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작업을 꼭 마무리하겠다”고 역설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