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르포] “오늘도 공쳤다”…일감 끊긴 일용직·직업소개소 살길 막막

인력시장에도 한파

  • 김민정 기자
  •  |   입력 : 2020-02-26 19:53:23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지난달부터 구인 문의 줄더니
- 코로나 확진자 나온 후엔 ‘잠잠’
- 하루종일 기다리다 허탕 일수
- 건설·간병인 일자리 일절 없어
- 취약층 감염·생계 불안 ‘2중고’

“코로나19 탓에 일대 식당 절반이 휴점하고 종업원을 내보냈어요. 나온 종업원이 다시 직업소개소를 찾는데 일이 있을 리가 있겠습니까? 이 일을 시작한 지 26년째인데 이 정도로 심한 적은 없었어요.”
부산 중구 모 직업소개소가 썰렁한 모습.
26일 오전 10시 부산 중구 남포동 A 직업소개소. 난로도 켜지 않고 홀로 사무실을 지키고 있던 우 모(여·56) 소장이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우 씨는 “주로 식당, 가사 인력을 소개하는데 지난달부터 구인 문의가 줄어들더니 지금은 전혀 없다. 아침부터 기다리던 구직자 4명을 돌려보내고 퇴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우 소장은 썰렁한 사무실을 한 바퀴 둘러보더니 ‘코로나19로 인해 다음 달 1일까지 휴무. 일하실 분은 전화하라’는 내용의 쪽지를 문 앞에 붙이고 돌아섰다.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는 코로나19에 요식업 등 대면 접촉이 많은 업계 인력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었다. 종사자 가운데는 인력소개소 등을 이용하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경제적 취약계층이 많아 이들이 ‘감염 불안’과 ‘생계 불안’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린다는 우려가 높다.

인근 B 직업소개소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박 모(70) 소장은 “평소 15건 정도 일자리를 이어주는데 코로나19 발생 뒤 절반으로 줄더니 첫 부산 확진자가 나온 지난 22일 이후로는 문의가 ‘제로’다. 기다려봤자 일이 없어 구직자에게 연락처를 남겨 놓고 가라고 했다. 소개소를 찾는 분은 대부분이 넉넉한 형편은 아니라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씨와 대화 중에도 구직자 3명이 소개소에 들어섰다. 일자리를 찾는 전화도 이어졌지만 구인 문의는 1건도 없었다.

구직자 임모(여·64) 씨는 “원래는 일주일에 3, 4번은 식당이나 병원에서 일하는데 최근 일주일간 일을 전혀 하지 못했다. 식당에 가봐도 손님이 많지 않은 게 보인다. 혹시나 해서 소개소에 왔는데 허탕 칠 것 같다”고 했다. 구직자 역시 감염 걱정에 시달려 적극적으로 일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60대 남성은 “빠듯한 형편에 코로나19라도 걸리면 큰일 날까 봐 겁이 나 전화로만 문의하다 답답해서 직접 나왔는데 상황은 마찬가지다. 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해 소개소에서 라면 한 그릇을 얻어먹었던 적도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국고용서비스협회 박기붕 부산지부장은 “요식업 가사도우미뿐만 아니라 청소, 건설업계도 인력 수요가 없다. 특히 간병은 병원에서 외부 사람은 일절 출입시키지 않아 일자리 소개가 전무한 상태”라며 “일자리 감소 방지를 위해 고용노동부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대책 방안을 논의하자는 움직임이 나온다”고 말했다. 일부 업소는 직원 동의 하에 무급 직을 시행한다. 사상구 주례동의 한 곱창 가게는 “지난 24일부터 2주간 직원 2명에게 휴가를 줬다. 일대 모두 비슷해서 휴점하는 곳이 많은데 조만간 폐업하는 곳도 나올 듯하다. 정부나 시 차원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김민정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레슨만 129시간, 후회 없이 노래…‘우영우’ 부담 덜었어요
  2. 2[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서울의 봄’ 황정민 틀을 깬 악역 창조…이태신 役 정우성 캐스팅은 화룡점정
  3. 3초접전지 ‘낙동강 벨트’…여야, 선거구 조정안 유불리 촉각
  4. 4[근교산&그너머] <1359> 대구 팔공산
  5. 5‘한양프라자 주복’ 市 뒤늦은 공공성 강화안도 미봉책
  6. 6[뉴스 분석] 더 걷을 수 있었던 통행료 120억 배상…市, 지연 예상 못했나
  7. 7尹, 글로벌 허브 약속…추경호 “부산현안 한톨도 안 놓칠 것”
  8. 8거침없는 코리아 황소…결승골 터트리며 8호골 질주
  9. 9기장 ‘아쿠아 드림파크’ 총체적 부실
  10. 10부산울산경남, 포근한 대설…우박으로 도로 결빙 주의
  1. 1초접전지 ‘낙동강 벨트’…여야, 선거구 조정안 유불리 촉각
  2. 2尹, 글로벌 허브 약속…추경호 “부산현안 한톨도 안 놓칠 것”
  3. 3부산 기초의회 의장 “산은법 연내 개정을”
  4. 4시·도의회의장협, 부울경 공동 현안 해결 팔걷어
  5. 5민주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둘러싼 계파갈등 확산
  6. 6與, 공천 후보 접수 때 ‘불체포특권 포기’ 서명
  7. 7김기현-인요한 전격 회동…‘주류 희생안’ 접점 찾은 듯
  8. 812일부터 4월 총선 예비 후보자 등록 시작
  9. 9사천시의회, 국가산업단지 주민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촉구
  10. 10산은 부산 이전에 몽니…민주당 도 넘었다
  1. 1‘한양프라자 주복’ 市 뒤늦은 공공성 강화안도 미봉책
  2. 2울산 '블랙아웃'에 한전 사과…'경영난' 속 전력관리 체계 도마
  3. 3수산식품 클러스터 본격화…건축설계공모 당선작 확정
  4. 4“동남아·유럽서 K-소프트웨어 신화 쓰고 싶다”
  5. 5부산 식품산업클러스터 조성 사업 본궤도(종합)
  6. 6주가지수- 2023년 12월 6일
  7. 7가성비폰 잇따라...갤럭시 S23 FE 국내출시
  8. 8‘선박검사 확인서’, 종이에서 전자 증서로 변신
  9. 9한방병원 2곳, 자동차보험 진료비 부당 청구했다 덜미 잡혀
  10. 10다대 옛 한진중 터 개발 ‘부산시 심의’ 관문 넘었다
  1. 1[뉴스 분석] 더 걷을 수 있었던 통행료 120억 배상…市, 지연 예상 못했나
  2. 2기장 ‘아쿠아 드림파크’ 총체적 부실
  3. 3부산울산경남, 포근한 대설…우박으로 도로 결빙 주의
  4. 4부산형 돌봄·방과후 모델 개발해 ‘교육발전특구’ 도전
  5. 5양산 자동차 범퍼 공장서 불…20대 노동자 화상
  6. 6“지도·훈계는 교육제도 운용 위해 필수”…학생 야단친 교사 무죄
  7. 7朴 “전면 규제혁신·세제감면 추진을”…시민은 정부의 차질 없는 지원 당부
  8. 8키우던 고양이에 몹쓸짓…스트레스 푼다고 죽이고 쓸모 없어졌다고 버리고(종합)
  9. 9창원서도 방송제작·영상편집 교육
  10. 10안병윤 부산 행정부시장 퇴임…국회 수석 전문위원 하마평
  1. 1거침없는 코리아 황소…결승골 터트리며 8호골 질주
  2. 2페디 결국 NC 떠나네…시카고 화이트삭스 간다
  3. 3오타니, 다저스·토론토 어디로 가나
  4. 4동의대 전국대학 미식축구 준우승
  5. 59언더 맹타 이소미, LPGA 수석합격 눈앞
  6. 6부산, 수원FC와 3년전 뒤바뀐 운명 되돌린다
  7. 7빅리그 데뷔 전에 대박 친 19세 야구선수
  8. 8BNK 썸 안혜지 빛바랜 16득점
  9. 9조규성 덴마크서 첫 멀티골…리그 득점 3위
  10. 10이소미 LPGA 퀄리파잉 시리즈 수석합격 도전
우리은행
'시민의 발' 부산 시내버스 60년
직할시 승격 발맞춰, 시내버스 노선 확 늘리고 배차 체계화
사진가 김홍희의 Korea Now
아이 손 꼭 잡은 아빠처럼…부산의 미래 잡아줄 이 누구인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