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공장 화재 때 오염된 듯
- 시민단체, 부산시 은폐의혹 제기
- 오늘 시청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
- 시 “결과 나오면 정화 명령 예정”
‘부산 센텀2지구’가 조성될 예정인 해운대구 풍산 부산사업장에서 기준치의 250배가 넘는 맹독성 물질이 검출된 사실이 최종 확인됐다. 시민단체는 맹독성 물질 검출 결과를 부산시가 은폐하려 한다면서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시는 지난해 해운대구가 풍산 부지의 토양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맹독성 물질인 ‘시안’이 검출됐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4월 풍산 PSMC 반도체 도금 공장 부지에서 시료를 채취해 지난해 11월 말 시안 504.68㎎/㎏을 검출했다. 이는 기준치(2㎎/㎏)의 252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시안은 청산가리 성분의 맹독성 물질로, 주로 도금 과정에 사용된다.
시와 구는 2015년 이 공장에 불이 나 화학품 창고가 전소되면서 토양이 시안에 오염된 것으로 본다. 당시 소방관이 화재지역 진입에 어려움을 겪어 공장 건물이 내려앉으면서 창고 내 화학품이 토양에 스며들었다는 것이다. 오염된 면적은 지난 1월부터 시작된 풍산 측의 정밀조사가 끝나는 다음 달께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시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풍산에 토지 정화 명령을 내려 오는 6월까지 확인된 오염 부지의 정화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이 같은 사실이 시민단체의 관련 기자회견 예고 이후 공개되자 은폐 의혹이 제기된다. 풍산재벌 특혜개발 센텀2지구 전면 재검토 부산대책위는 “시가 토양 오염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공개하지 않고 은폐한 채 풍산 부지를 센텀2지구로 개발하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대책위는 “탄약 등 군수물자를 만드는 풍산에서 사용한 시안을 정화하지 않고 버려 토양을 오염시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책위는 시에 풍산 부지 토양 오염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 정보 공개를 청구하고, 27일 오후 2시 부산시청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연다.
시와 구는 대책위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시 산업입지과 관계자는 “지난해 오염 조사 결과를 일부 시의원도 알고 있었다”며 “대책위가 풍산 부지의 전수조사를 요구하는데,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풍산에 토지 보상 전 토양환경평가를 해 원인자에게 정화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옛 PSMC 자리에서 시안이 초과 검출됐다는 사실을 지난해 12월 부산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들어서 바로 풍산에 정밀조사를 지시했다”며 “매년 실시하는 토지조사 절차의 결과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시는 2015년 6월 풍산과 센텀2지구 개발사업 추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풍산 부지 88만여 ㎡를 개발사업 시행사인 부산도시공사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과거 풍산이 국방부로부터 불하받은 땅에 지은 공장의 대체부지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부지를 매각할 수 없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지난해 9월 나오면서 현재 제동이 걸린 상태다. 또 2018년 3월 풍산 부지에서 기준치의 5배가 넘는 석유계 탄화수소 4532㎎/㎏이 검출돼 토지 정화 작업이 이뤄졌다.
이승륜 김진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