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해男·교장 등 사죄 글 올려
경남의 한 비인가 대안학교에서 수년 전 또래 남학생이 여학생을 성추행했고 학교 측은 이를 덮으려 했다는 의혹이 2일 제기됐다.
경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최근 이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여자 졸업생 한 명이 ‘A 학교를 규탄합니다’는 제목으로 게시글을 올려 “2016년 같이 여행했던 또래 남학생 B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학교에서 내게 해준 건 아무것도 없었고 내가 나를 지키는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사건이 있었던 날 교사로부터 ‘원래 그 나이 또래 남자애는 다 그렇다’ ‘흔한 일이다’ ‘별일 아니다’ 등 말을 들어야 했다”며 “나를 비롯한 내 주변 사람들은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으나 아무도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글이 공개되자 졸업생들의 폭로가 댓글과 게시글 등을 통해 잇따라 올라왔다. 가해자로 지목된 B 씨는 “당사자와 가족들, 같이 여행을 다녀왔던 분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너무 수치스러워서 용서를 구해야 하는 일임에도 용기를 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담고 있었다”는 사과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다른 졸업생은 “잠을 자다 새벽 3시께 눈을 떴을 때 누가 나를 플래시로 비춰 바라보고 있었다”며 “교사에게 말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네가 이해해줘야 한다. 남자는 본능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졸업생의 성토가 이어지자 학교장까지 사죄의 글을 올렸다. 해당 학교는 방과 후 수업을 하는 대안학교로 현재는 학생을 모아 1년 동안 국내·외 여행을 떠나는 여행학교 기능을 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는 인가를 받지 않은 채 만들어져 관리 사각지대로 남았으며 우리에게 제재나 조사 권한이 없다”며 “피해자 보호 조처 등 해결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