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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조사원, 감천항 수심 판단 번복…선사만 ‘골탕’

BPA·도선사회 등 관계 기관, 500t이상 선박 접안 가능 결론

  • 최지수 기자 zsoo@kookje.co.kr
  •  |   입력 : 2020-03-03 22:21:12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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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개월간 추가 비용 든 업체들
- “해조원, 보상·사과 외면” 분통

부산 감천항의 안벽 수심이 얕다는 이유로 대형 선박 도선을 금지한 국립해양조사원(국제신문 지난 1월 20일 자 10면 보도 등)이 뒤늦게 ‘판단 오류’를 사실상 인정했다. 하지만 해양조사원은 수개월째 수심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피해를 입었던 선사에 보상은커녕 사과조차 하지 않아 비난을 받는다.
   
부산 사하구 감천항 A안벽에 선박이 정박한 모습. 최지수 기자

3일 부산항만공사(BPA)와 해양조사원, 부산항도선사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이들 기관은 회의를 열고 감천항 A안벽의 수심이 3~4m로 500t 이상 선박이 접안 가능하다고 최종 판단했다. 이에 따라 도선사회는 500t 이상 선박의 감천항 내 도선 불가 입장을 철회했다. 앞서 해양조사원은 지난해 6월 발표한 개정 해도에 애초 3~4m이던 A 안벽 수심을 1~2m로 표기했다. 그러자 도선사회는 같은 해 10월 감천항에 배를 접안하는 선사에 “안전상의 이유로 A안벽에 500t 이상 선박을 도선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그 결과 선사들은 500t 이상 선박을 해상에 두고 바지선으로 하역하고, 500t 미만 소형선을 수차례 운용하느라 추가 비용을 들여야 했다.

급기야 A안벽 운영사와 선사 2곳이 수심 표기 재확인을 요청했지만, 해양조사원은 “측량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이에 BPA가 지난 1월 운영사와 선사의 요구에 따라 해양지질 탐사 업체와 A안벽 수심이 해도 개정 전 수치인 3~4m인 사실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해양조사원은 해당 결과를 “공식 조사 결과가 아니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BPA가 재조사 결과를 토대로 수심 재검토를 논의하는 회의를 열자 이 자리에서 해양조사원은 “세부 측량 자료를 검토한 결과 감천항 내 500t 이상 선박 접안에 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당시 해양조사원은 A안벽이 너무 좁아 수심이 얕은 곳만 측정돼 표기됐고, 접안 가능한 곳의 수심은 미처 표기되지 못했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상황이 알려지자 선사와 안벽 운영사는 “그간 해양조사원이 잘못된 측정 결과를 고수하는 바람에 불필요한 피해를 봤다. 그런데도 해양조사원은 보상 언급조차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사 2곳이 지난 4개월간 감천항에 500t 이상 선박을 접안하지 못하면서 바지선 운용 등에 든 추가 비용은 1000만 원가량이다. 선박 운항 스케줄에 차질을 빚은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 금액은 드러난 것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안벽 운영사도 선사가 배를 안벽에 대지 못하는 동안 운영 수익금이 줄어 어려움을 호소한다. 선사 관계자는 “국가기관인 해양조사원과 관계를 의식해 보상을 요구하기도 어렵다”며 “쓸데없는 피해를 본 것을 생각하면 허탈할 뿐”이라고 어려움을 말했다.

해양조사원은 재발 방지를 약속하면서도 선사 측에 사과나 보상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해양조사원 관계자는 “앞으로 비슷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도 발행 전 도선사회 등 관계 단체와 논의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한편 A안벽 도선 거부 사태 해결을 위해 일조한 해양경찰이 있어 주목받는다. 안벽 운영사 관계자는 “부산해양경찰서 정진헌 경위가 업계 어려움을 귀담아듣고 BPA와 해양조사원을 오가며 문제 해결에 앞장섰다. 덕분에 예상보다 빠르게 도선이 재개됐다”고 설명했다. 정 경위는 “만약 안벽 수심이 바뀌었다면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바뀌지 않았다면 국민이 불필요한 피해를 보는 것이라 가만히 있을 수 없다. 경찰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최지수 기자 zsoo@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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