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고기 가격 한달새 25% 급등
- 식재료 매출 작년보다 30% 늘어
- 소비자 “장보기 너무 부담” 토로
- 돼지열병 겪던 농가는 시름 덜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돼지고기와 배추를 비롯한 채소값이 큰폭으로 오르고 있다. 외식 대신 가정식을 선호하는 생할 패턴 변화에다 돼지고기의 ‘코로나19 예방 효과’까지 겹치면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코로나19 공포에 비싼 물가까지 감당해야 하는 처지가 됐지만, 반대로 ASF(아프리카 돼지열병)로 돼지고기 가격 추락에 어려움을 겪던 양돈 농가는 그동안의 맘고생을 털어내고 있다.
5일 경남 김해에 본사를 둔 부경양돈농협이 운영하는 김해축산물공판장 시세에 따르면 최근 ㎏당 돼지고기 경매가(지육기준)는 지난 2월 3373원에서 지난 4일 4211원으로 24.8%나 올랐다.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 9월 ASF 발병으로 추락하면서 양돈 농가가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6월 ㎏당 돼지고기 경매가가 4128원이었지만 ASF 발병 직후인 10월에는 3259원으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가격이 ASF 발병 이전보다 강세다.
돼지고기 가격의 큰폭 상승은 코로나19 발생으로 ‘거리두기’ 풍조가 확산됨에 따라 외식 대신 가정에서 식사를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소비자들이 삼겹살을 많이 찾으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한 것이다. 시중에 ‘고단백 식품인 돼지 고기가 코로나19 예방에 최상’이라는 입소문이 난 것도 한몫했다.
코로나19사태는 돼지고기뿐 아니라 채소류 가격도 올려놨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수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배추 10㎏ 도매 가격은 9750원으로 1년 전(3720원)보다 2.5배 이상 올랐다. 양파(20㎏)가 1년 전 1만2928원에서 2만5000원으로 배 이상 뛴 것을 비롯해 양배추(8㎏)도 5092원에서 1만1250원, 애호박(20개)도 1만8960원에서 3만6250원으로 배 가까이 비싸졌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월 한달 간 계란, 당근, 양파, 감자 등 요리에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식재료 매출이 2019년 2월 대비 약 20~30% 늘었다. 채소류 가격 인상에는 중국산 농산물 수입이 차질을 빚은 것도 한 몫했다.
소비자들은 장바구니 물가 상승이 적잖이 부담스런 모습이다. 이마트 부산 문현점을 찾은 강모(47) 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아이들 방학도 연장되고 남편도 회식 없이 일찍 귀가한다. 평소보다 식재료가 많이 필요한데 농산물 가격이 너무 올라서 장보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양돈 농가는 돼지고기 가격 추락으로 입었던 손해를 어느 정도 만회하게 됐다. 김해에서 돼지 1500마리를 키우는 김모(64)씨는 “그동안 ASF 때문에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큰 손해까지 봤다”며 “코로나 영향 탓인지 국산 돼지고기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한시름 덜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ASF 확산을 우려해 농장주와 외국인근로자들이 오랫동안 농장에 격리되는 등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어왔다. 농가들은 기온이 오르면 ASF도 조만간 해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동필 박지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