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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454> 강가와 항하:갠지스강이라고?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12 19:34:21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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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서스 지역에 살던 백인 아리안족은 인더스 문명을 이루고 살던 드라비다족을 지배한 후 서기 전 약 1000년에 갠지스강 유역으로 터전을 옮겼다. 아리안족 대이동이다. 인도 문명의 축이 서쪽 인더스강에서 동쪽 갠지스강으로 바뀌었다. 인디언들이 어머니의 강으로 여기는 강도 힌두 인디아의 어원인 인더스강이 아니라 갠지스강이다.

   
강가=항하(恒河)=갠지스에 들어간 필자.
그런데 갠지스강이라고? 동어반복이다. 갠지스(Ganges) 자체가 강이다. 힌두어로 강가(Ganga)다. 중국인은 항하(恒河)로 쓴다. 중국에 ‘황하강’ 아닌 황하(黃河)가 있다면 인도엔 항하강 아닌 항하가 있다. 갠지스 모래알 숫자가 항하사(恒河沙)다. 만(10000)부터 0000이 잇따라 붙으며 만억조경해자양구간정재극인데 이 다음의 수가 항하사다.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으로 10의 52승(1052)이다. 1064 불가사의, 1088 무량대수, 10100 구골(googol), 구골플렉스(10의 구골승)처럼 더 큰 수도 있지만 항하사도 인간이 도무지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무지막지한 수다. 여러 글자로 된 첫 번째 수다. 이런 수의 발상지인 항하, 즉 갠지스 유역에서 고대 인디언은 초월적 추상사고이면서 일상적 현실사고를 펼쳤는데 브라만교이고 힌두이즘이다. 필자는 2012년 힌두교 성지 바라나시에 갔을 때 갠지스에 감히 몸을 푹 담구었다. 불태운 시신의 재를 흘려보내는 화장터가 양쪽에 있고 더럽다고 소문난 갠지스였다. 그런데 강물이 맑았다. 물맛도 좋았다. 그 이유를 난 아직도 모르겠다. 온화했던 갠지스가 지금 어떨지 늘 궁금하며 걱정된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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