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6월 다른 피해자 소송에선
- 부마항쟁위원회 기준으로 인정
부마민주항쟁 피해자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저마다 달리 판단하면서 논란이 인다.
부산지법 민사6단독 김동건 부장판사는 부마민주항쟁 피해자 고 고호석(향년 63세) 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고 16일 밝혔다. 고 씨는 지난해 6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같은 해 11월 별세했고, 유족이 소송수계인으로 재판을 이어갔다. 1심 판결문을 보면 고 씨는 부마항쟁에 참여해 8일 동안 구금됐다. 2016년 8월 고 씨는 부마항쟁 관련자로 인정받자 당시 수사기관이 자신을 위법하게 체포·구금했고, 수사하는 과정에서 구타·고문 등 가혹행위를 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국가의 손해배상 의무를 인정하면서도 “다만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해 시효가 소멸했다”는 국가의 항변을 받아들였다. 부마항쟁 위원회가 고 씨를 부마항쟁 관련자로 인정한 결정은 2016년 8월이지만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부마항쟁 피해자의 명예회복 및 구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진실규명 결정을 한 때는 2010년 5월이다. 김 부장판사는 고 씨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과거사정리위원회의 결정을 기준으로 생성됐다고 판단했다.
반면 지난해 6월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또 다른 부마항쟁 피해자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며 ‘부마항쟁 심의위원회’가 A 씨를 관련자로 인정한 시점부터 손해배상 청구권이 생긴다고 봤다.
고 씨 유족의 법률대리인인 변현숙 변호사는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 때는 부마항쟁 피해자 개개인이 관련자로 인정받을지 알 수 없었다. 그때 손해배상 청구권이 생겼다는 판단에는 무리가 있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박정민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