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낮 없이 달리는 경찰차보며
- 경찰분들께 작은 도움 주고파
- 본인 할당량 마스크 모아 전달
- 소식 접한 시민 너도나도 ‘기부’
- 경찰 “따스한 마음에 큰 힘 얻어”
“(지체)장애가 있어 지금까지 많은 이에게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제가 건넨 보건용 마스크 11장이 경찰분께는 작은 도움이, 이웃에게는 감동을 전해줬다니 무척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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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강서구 신호파출소에 마스크 11장을 기부한 김정현(30) 씨가 오상엠엔이티 사무실에서 기부 계기와 반응에 대한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
부산 강서구 신호동에 소재한 LED 제작업체 ‘오상엠엔이티’에서 올해로 7년째 일하는 김정현(30) 씨는 회사뿐만 아니라 신호동에서 유명인사다. 그가 지난 13일 신호파출소 앞에 놔두고 간 보건용 마스크 11장(국제신문 지난 16일 자 3면 보도) 때문이다. 정현 씨의 선행에 감동한 부산시민은 지난 18일까지 모두 14차례에 걸쳐 보건용 마스크와 현금을 부산 전역의 파출소에 릴레이 기부하며 코로나19로 힘겨워하는 이웃을 응원하고 있다.
정현 씨는 자신의 선행이 널리 알려져 화제가 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렇게 파장이 클 줄 몰랐다. 저는 그저 작은 도움이나마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수많은 시민이 응원해주고 뜻에 동참해줘서 제가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현 씨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현장으로 달려가는 경찰차를 보며 신호파출소에 보건용 마스크를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기부를 위해 회사가 직원에게 주는 마스크를 모았다. 출근 전 아침 일찍 약국에 들러 매주 자신에게 할당된 마스크도 사서 보탰다. 그는 “애써 모았지만, 11장밖에 전해드리지 못해 민망하다. 경찰뿐 아니라 바로 옆 강서소방서 분들도 매일 고생하셔서 함께 전하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죄송하다”고 아쉬워했다.
많은 시민에게 응원받은 정현 씨는 작은 기부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일하는 동료도 동참 의사를 전했다.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위기가 발생하면 작은 힘이지만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정현 씨의 기부 소식을 접한 오상엠엔이티 유삼주(52) 사장은 직원을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입사 이후 지금까지 맡은 일에 늘 헌신적으로 일해왔다고 정현 씨를 칭찬한 유 사장은 “지난 13일 이후 지인에게 많은 연락을 받았다. 직원이 마스크 11장을 모아 작은 정성을 전할 때 나는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봤다”며 “정현이와 함께 지속해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작지만 ‘착한 기부’ 뒤에는 ‘착한 기업’이 있었다. 유 사장은 2013년 장애인 2명을 고용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17명의 장애인과 함께 사업장을 꾸려간다. 이런 노력에 오상엠엔이티는 2014년 LED 조명 제조업체로는 국내 최초로 정부로부터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지정됐다.
보건용 마스크를 기부받은 경찰은 연신 감사함을 표했다. 김태승 신호파출소장은 “정현 씨의 마음 씀씀이에 직원 모두가 감동했다. 정현 씨를 시작으로 이어진 부산시민의 기부 행렬을 보며 우리 국민에게는 코로나19 확산을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확신했다”며 “코로나 사태가 끝날 때까지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경찰은 지금보다 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호파출소가 속한 강서경찰서의 정석모 서장은 지난 17일 오상엠엔이티에 방문해 정현 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