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에 처한 회사의 주주 수백 명을 상대로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60대 남성이 범행을 저지른 지 5년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폐기물 재활용 사업 투자를 빌미로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A(67)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13년 1월 유령 폐기물 처리 법인인 B사를 설립한 뒤 법정 관리를 받는 C사 주주 514명로부터 투자금 16억50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수사 결과 A 씨는 주주들을 상대로 사업 설명회를 연 뒤 B사에 투자하면 폐타이어 재생 사업을 벌여 C사를 정상화 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자리에서 A 씨는 “이대로면 C사 주식이 휴지조각이 된다. 주당 3000원씩 투자하면 투자금 39억 원을 모아 회사를 살리겠다”고 말해 피해자들의 불안감을 조장했다.
A 씨는 친분이 있는 B사 대표가 수감 중인 구치소에 갔다가 항의 면회 온 주주들 중 한 명으로부터 전체 주주 명단을 받고 범행을 계획했다. 피해자의 상당수는 50, 60대로, A 씨는 이들로부터 적게는 수백만 원부터 많게는 수천만 원가량을 가로챈 뒤 종적을 감췄다. 관련 고소·고발이 잇따르자 경찰은 A 씨를 추적했지만 5년 넘도록 행적을 파악하지 못했다. 결국 올해 초 A 씨는 경찰의 수배 대상에 올랐고, 부산 밖에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위기에 몰린 피해자의 불안한 마음을 악용해 사기행각을 벌였다”며 “피해자들을 두 번 고통받게 한 행위”라고 말했다. 최지수 기자 z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