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개화가 시작되면서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전국 명소 곳곳에 상춘객이 몰려 지방자치단체가 감염 확산을 막는 데 비상이 걸렸다. 특히 경남과 부산 확진자가 지난 주말 전남 구례 산수유마을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자칫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면서 방역당국은 ‘방문 자제’ ‘사회적 거리두기’를 호소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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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전남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마을이 최근 경북, 부산 등 코로나19 확진자 일행이 다녀갔다는 소식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들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경남 창원시는 해마다 4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진해군항제를 취소했지만 벚꽃을 즐기러 많은 사람이 올 것에 대비해 국내외 여행사 2만3000여 곳에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양해 서한문을 보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23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자 진해구 주요 벚꽃 명소인 경화역과 여좌천, 안민고개 출입을 전면 통제한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여좌천 등 4곳에 공중전화부스 형태로 만든 ‘소독살균부스’까지 설치했다.
부산 16개 구·군도 벚꽃축제를 전면 취소했지만 부산 벚꽃 개화일인 이날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남천동 벚꽃거리나 온천천 벚꽃길 등 벚꽃 명소를 찾는 시민의 행렬이 이어졌다. 영도구 동삼동 동삼해수천 벚꽃길에는 점심시간을 맞아 산책 나온 주민이 삼삼오오 모여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데 바빴다. 이모(33) 씨는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되지만 그동안 외출을 자제해 갑갑했다”며 “날씨도 따뜻해지고 꽃도 펴 기분 전환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기장군 좌광천에서도 주민 수십 명이 꽃놀이를 즐겼다. 하지만 창원과 같은 소독살균부스나 손 소독제 등 감염 확산을 막는 별도의 장치는 보이지 않았다.
전남 구례군 산수유마을도 코로나19 여파로 산수유꽃축제를 취소했지만 지난 주말 상춘객으로 북적였다. 부산 106번(여·62)과 107번(남·62) 확진자는 경주 35번 환자(여·60), 경남 89번 확진자(남·60)와 산수유마을에 꽃놀이를 함께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차 한 대에 타고 나들이 장소에 갔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날 산수유마을을 다녀간 사람 중 추가 감염자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가급적 꽃놀이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코로나19가 단기간 종식되기는 어렵지만 국민이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하면 급격한 유행을 지연시키거나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야외활동이 불가피하다면 2m 이상 거리두기를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축제(봄꽃 명소)에 가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므로 해당 장소에 가더라도 여러 사람이 모인 곳은 가급적 피하고, 특히 증상이 조금이라도 있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종호 최지수 기자 z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