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시 학생부 9월 16일 마감 등
- 정확한 일정 다음 달 중 발표
- 수업공백에 중간고사도 불투명
- 학생들 정시 vs 수시 선택 촉박
- 학교별 원격수업 여건 천차만별
- 계층·지역 간 교육 격차 불가피
정부가 오는 9일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수시·정시 원서접수 등 대학 입시 일정도 미뤄진다. 가뜩이나 수업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대입 일정까지 변경돼 고3 수험생이 겪는 혼란은 크다. 고3을 제외한 학년도 학교별 지역별 원격수업 준비 정도에 따른 학습 격차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고3, 재수생보다 불리?
31일 교육부는 수능시험을 12월 3일로 2주 연기하는 2021학년도 대입 일정 조정안을 발표했다. 수능 성적 통지는 시험 20일 후인 12월 23일 이뤄진다. 수시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마감일 등 다른 대입 일정도 모조리 순연됐다. 수시 학생부 마감일은 당초 오는 8월 31일에서 9월 16일로, 정시 학생부 마감일은 11월 30일에서 12월 14일로 연기됐다.
수능과 학생부 마감일이 변경되면서 대학이 수시·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하는 기간도 미뤄진다. 교육부가 내놓은 예상안을 보면 수시모집은 9월 7~11일에서 9월 23~29일로, 정시는 12월 26~30일에서 내년 1월 7~11일로 변경된다. 정확한 일정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각 대학과 상의해 이달 중 발표한다.
교육계에서는 가뜩이나 개학이 한 달 가까이 연기돼 수업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개학 이후에도 등교를 중지한 채 원격수업이 이뤄지게 돼 고3 학생의 대입 준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학생은 담임이나 진학지도 교사와 한 번도 만나지 못해 정시나 수시 어느 쪽에 집중할지 대입 전략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간고사 결과가 대입 수시모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시험을 언제 치를지 불투명하다는 것도 고3을 불안하게 한다. 중간고사나 학생부 기재는 코로나19가 잦아든 후 등교 개학을 했을 때 실시하는 게 원칙이다. 고3 학부모 정모(여·47) 씨는 “중간고사를 치른 뒤 내신을 점검해야 수시에 집중할지 수능에 주력할지 결정하는데, 갈피를 잡을 수 없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수능 성적 비중이 큰 정시로 눈을 돌려도 재수생보다 불리하기는 마찬가지다. 수능은 원래 한 번의 경험이 있는 재수생에게 유리한 데다 올해 재수생은 개학 여부와 관계없이 수능 준비에 몰입하고 있지만, 재학생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김윤수 김윤수수학원장은 “고3은 학력평가 모의평가를 치고 자신의 실력을 가늠하는 게 입시의 시작인데, 모두 미뤄졌으므로 출발 자체가 늦어진 것”이라며 “재수생에 비해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정학습을 하는 지금도 입시가 시작됐다는 마음가짐으로 원격수업에 충실하게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격수업 교육 격차 초래할 수도”
수험생 외 학생은 지역·학교별 온라인 수업 준비 정도에 따라 학력 격차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부산시교육청이 지난 30일 일선 학교에 배포한 원격수업 운영 기준을 보면 학교는 학생이 교사의 강의를 실시간 시청하며 소통하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EBS 강의 등을 시청하고 학습 결과를 확인하는 콘텐츠 활용 수업, 과제 수행 중심형 수업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원격수업 준비가 잘돼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주로 하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 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학생이 원격수업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기기를 얼마나 보유했느냐에 따라 학습 격차가 생길 수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은 이날 “초등 저학년, 맞벌이 부부 자녀, 농·산·어촌 및 도서벽지 학생, 조손·다자녀·다문화 가정 자녀, 장애학생 등은 온라인 수업 접근성과 활용성이 부족할 수 있다”며 “원격수업이 오히려 계층·지역 간 교육 격차를 초래하지 않도록 교육당국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온라인 수업을 내실 있게 진행하고자 ‘원격수업 지원협의회’를 구성해 원격수업 콘텐츠·플랫폼 활용 지원, 스마트기기 대여 등을 진행 중이다. 시교육청은 각 학교에 관리위원회를 운영, 원격수업 계획을 마련하고 계획 수립 과정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했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