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동성고 3학년 8반 학급방
- 학생 20명 중 4명만 모습 표시
- 동시에 화면 띄우면 과부하 우려
- 카메라 미연결 학생은 채팅 참여
- 교사 “수업 태도 등 관찰 어려워”
- 학부모 “핸드폰 화면 작아 불편”
“접속사 however 뜻이 뭐죠?” 31일 부산 동성고등학교. 3학년 8반 담임인 박현일 교사가 홀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질문했다. 교실에 학생은 한 명도 없지만 이구동성으로 “그러나요”라고 대답하는 소리가 노트북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박 교사는 “뜻이 ‘그러나’이니까 앞 문장보다 뒷 문장 의미에 집중해야 한다”며 수업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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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부산 부산진구 동성고등학교에서 박현일 교사가 ‘온라인 개학’에 대비해 시범적으로 쌍방향 실시간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9일 고3·중3 학생을 시작으로 순차적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오는 9일부터 시작되는 ‘순차적 온라인 개학’에 대비하고자 이 학교가 시범적으로 쌍방향 실시간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이날 수업에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화상회의 도구인 ‘팀즈’가 동원됐다. 이 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20명인데 박 교사가 보는 화면에는 학생 4명의 모습만 보였다. 화면 오른쪽에 수업에 참여 중인 학생 명단이 표시되는데, 학생의 이름을 클릭하면 화면은 그 학생이 수업을 듣는 모습을 보여준다. 동성고 남경출 교무부장은 “동시에 많은 학생의 화상을 띄우면 과부하 우려가 있어서 이런 방식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화상을 전달할 카메라가 없는 학생은 교사가 수업 태도를 관찰할 수 없었다. 이 경우는 교사가 질문하면 학생이 채팅창에 답을 쓰는 등의 방식으로 수업 참여 상태를 확인했다.
이 학교는 온라인 개학에 대비해 모든 학생이 팀즈를 설치하고 가입하도록 했다. 학생이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하는 ‘고교 학점제’를 시범 실시하는 이 학교는 학급별 방 외에 과목별 방도 개설했다. 개학하면 학급별 방에서 담임교사가 조회를 한다. 수업시간에는 각 교실에서 교사가 쌍방향 실시간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학생은 개인 시간표에 따라 과목방에 접속해 수업을 듣는다.
교사든 학생이든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PC 중 어느 하나만 있다면 수업에 참여하는 게 가능하다. 수업을 진행하는 데 무리는 없지만, 대면수업에 비해 교사가 학생을 관찰하기가 힘든 게 단점으로 꼽혔다. 박 교사는 “교실에서 수업하면 학생이 수업을 잘 따라오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데, 원격수업은 그게 미흡하다는 점에서 불편하다. 또 학생 얼굴을 한 번도 못 본 상태에서 신학기가 시작되는 바람에 원격수업으로 소통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원격수업에서 학생 참여를 이끌어내고 소통할 수 있는 수업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학교 재학생의 학부모인 장현미 씨는 “자녀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화면이 큰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은 가정에 보통 1대씩 있는데, 다자녀 가정이고 동시에 수업을 들어야 할 때는 불편할 것 같다. 그래도 불안한 마음을 안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보다는 온라인 개학을 하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