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주들, 물량 끊길까 항의 못 해
- 운송사 “수익 줄어 어쩔수없다”
- 가맹 계약으로 돌파구 찾기도
화물차주에게 적정운임을 보장하는 내용의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표준운임제)가 도입됐지만 여전히 부산지역 중간 운송사가 차주에게 화물 주선비 명목의 불법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체는 현금을 주고받거나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는 등의 수법을 사용하면서 정부 단속을 피했다.
7일 운송업계에 따르면 부산지역의 중간 운송업체인 A사는 지난 1월 소속 차주와 협의회를 구성한 뒤 매달 차주로부터 수익의 7~13%를 운영비로 지급받기로 했다. 협의회 구성 당시 작성된 협의서에는 차주가 원할 경우 협의회를 탈퇴할 수 있으나 운영비 지급 등을 법적으로 문제 삼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담겼다.
차주들은 A 사에 지급하는 운영비가 사실상 리베이트라고 주장했다. 올해부터 시행 중인 안전운임제에 따르면 차주는 컨테이너의 경우 ㎞당 평균 2277원, 시멘트는 ㎞당 평균 957원의 최저 운임을 운송사로부터 받는다. 그러나 상당수의 차주는 화주와 대형 운송사를 거쳐 내려온 중간 운송사의 물량을 따내기 위해 리베이트 요구에 항의조차 못 하는 실정이다.
부산의 한 컨테이너 기사는 “일부 중간 운송사가 차주에게 현금으로 리베이트를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며 “심지어 리베이트를 주겠다는 기사만 모집하는 운송사도 있다”고 주장했다. 중간 운송사는 안전운임제 시행으로 운송비가 기존보다 20~80% 정도 오른 상황에서 화물 주선의 대가인 수수료까지 못 받으면 사업을 접어야 한다고 해명했다. A 사 관계자는 “협의에 따라 수수료를 기사들이 자발적으로 내는 것이라 문제가 없다”며 “현실적으로 안 맞는 안전운임제도가 문제다. 수익이 절반 줄어 도산 위기인데 정부 대책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화물연대 관계자는 “낮은 운임 탓에 차주를 과로·과적·과속 운전으로 내모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어렵게 안전운임제를 도입했는데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중간운송사의 이 같은 리베이트 요구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 중구 중앙동의 ㈜명진로지스틱은 차주와 가맹 계약 뒤 불투명한 수수료 대신 가맹비로 이윤을 충당하고, 차량 정비 등 차주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 눈길을 끈다. 이 업체는 홈페이지에 가맹비도 공개해 투명성을 높였다. 업체 관계자는 “가맹비가 공개돼 차주의 불이익이 없다”며 “안전운임 도입으로 마진율이 줄었지만, 가맹계약 맺은 차주가 늘면서 수익이 더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진룡 최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