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불길 속 어린 동생 구하려다…형제 참변

새벽 4시 울산 동구 아파트서…부모, 장사 준비위해 집 비우고 고교생 형 편의점 간 사이 화재

  • 방종근 기자
  •  |   입력 : 2020-04-08 21:49:57
  •  |   본지 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잠시 켜둔 촛불 넘어져 불난 듯
- 9세 동생 숨지고 형도 추락사

8일 새벽 울산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형제가 한꺼번에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고등학생인 형이 잠깐 편의점에 갔다 온 사이 집에 불이 난 것을 보고 잠자고 있던 초등학생인 동생을 구하려고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가 모두 참변을 당했다.
8일 새벽 불이 난 울산 동구의 한 아파트 내부가 잿더미로 변해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울산경찰청과 울산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6분께 울산 동구 전하동의 한 아파트 13층에서 불이 났다. 이 화재로 집 안방에서 자고 있던 A(9·초등3) 군이 숨지고, 형인 B(18·고교2) 군은 불을 피해 아파트 베란다 난간에 매달려 있다 추락해 사망했다.

불이 나기 전 형은 친구와 함께 음료수를 사기 위해 편의점에 갔다가 돌아와 보니 집에 불이 나 있자 동생을 구하기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집 안으로 뛰어들었다 변을 당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형과 친구가 새벽에 배가 고파서 라면을 끓여 먹은 뒤 냄새를 없애려고 베란다 문을 열어놓고 켜 놓은 촛불로 인해 발화한 것으로 추정한다. 즉, 이들이 아파트에서 100여 m 떨어진 편의점을 다녀 온 불과 10여 분 사이 촛불이 바람에 넘어지면서 거실 카페트에 그대로 옮겨 붙어 순식간에 큰 불로 발전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불길을 헤치고 뛰어든 형은 동생을 데리고 베란다 근처까지 나오는 등 필사의 탈출을 시도했으나 이미 불길이 집안 전체로 번져 실패했고, 결국 자신은 베란다에 매달렸다가 추락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화재 당시 형제의 부모는 운영하는 식당의 장사 준비를 위해 집에 없었다. 주민은 평소에도 이들 형제가 우애가 남달랐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형이 일 때문에 집을 비우는 일이 많은 부모를 대신해 9살 터울의 동생을 잘 챙기는 든든한 장남이었다고 한다. 한 주민은 “코로나19로 개학만 연기되지 않았어도 학생들이 그 시간에 자지 않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고, 당연히 이런 비극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한편, 불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30여 분 만에 꺼졌다. 하지만 아파트 주민 8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100여 명이 새벽에 황급히 대피하느라 소동을 빚었다. 이 아파트는 1997년 준공된 15층짜리 건물로 당시 규정상 16층 이상만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돼 이들 형제의 집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방종근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8. 8“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9. 9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10. 10“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1. 1[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2. 2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3. 3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4. 4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5. 5민주·혁신 합당론 재부상…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6. 6국회 최다선 국힘 조경태 의원, 국제신문 회생 노력 지지하고 지광 스님에게 회생 동의 촉구
  7. 7‘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8. 8李대통령 “경제 뚜렷한 회복세…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9. 9北 해커, 비트코인만 1만8270개(약 1조8701억원 ) 훔쳤다
  10. 10“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5월에 놓친 근로·자녀장려금, 다음 달 1일까지 신청 가능
  6. 6김장철 앞두고 배추 등 원산지 속이면 7년 이하 징역
  7. 7[뭐라노] 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
  8. 8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9. 9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10. 10에어부산, 부산~광저우 신규 취항 특가… 편도 14만9900원부터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3. 3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4. 4“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5. 5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6. 6“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7. 7광주 ‘통합’·부산 ‘연합’…영호남 시민단체, 초광역 상생 대안 모색
  8. 8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9. 9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10. 10[속보] 철원 육군 전방부대서 20대 하사 숨진 채 발견
  1. 1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2. 2“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3. 3“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우리은행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