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서 시간표 맞춰 풀어 제출
- 대입 가늠자로서의 역할 잃어
- 수험생 향후 전략 혼란 겪을 듯
올해 첫 고교 3학년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오는 24일 원격으로 치러지고, 전국단위 성적처리도 하지 않는다. 그해 ‘대입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첫 시험이 사실상 취소되면서 수험생이 대입 전략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됐다.
시험을 주관하는 서울시교육청은 20일 학력평가를 원격시험 형태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지침상 (24일) 등교가 어렵고, 다른 시·도교육청과 협의한 결과 학사일정 등을 고려하면 더 미루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학력평가를 원격시험으로 치르기로 한 이유를 설명했다. 학력평가 시험일은 애초 지난달 12일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네 차례 연기 끝에 이달 24일로 늦춰졌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시험 당일인 24일 학교를 방문해 시험지를 받은 뒤 집에서 시간표에 맞춰 시험을 치르게 된다. 시험지 배부는 학생별로 수령 시간을 나눠 ‘드라이브 스루’ 또는 ‘워킹 스루’ 방식으로 진행한다. 시험지를 수령한 뒤 집에 다시 가서 시험 준비를 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므로, 첫 교시 국어시험 기준 시간표는 오전 9시40분으로 늦춰졌다. 직접 수령하기 어렵다면 해당 교시 시작 시간에 맞춰 시·도교육청 홈페이지나 EBSi에 올라온 문제지를 확인하면 된다. 정답과 해설도 같은 홈페이지에서 오후 6시 이후 확인할 수 있다. 학교 자체 원격수업 계획에 따라 학력평가에 응시하면 출석으로 인정할 수 있다. 참여하지 않는 학생은 별도의 대체 수업을 받아야 한다.
통상 3월에 치르는 이 시험은 고교 3학년이 처음 치르는 전국단위 시험이어서 대입 가늠자라는 상징성을 가진다. 하지만 올해는 가정에서 시험을 치르는 데다 전국단위 채점과 성적 처리도 하지 않기로 해 이런 역할은 사라졌다. 학생들은 보통 이 시험 성적을 보고 자신의 객관적 위치를 파악한 뒤 대입 지원전략을 세웠다. 성적을 보면 지원 희망대학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지, 정시에서 어느 대학에 지원 가능한 수준인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격시험이긴 하지만 올해 첫 수능 모의고사라는 의미는 여전하다. 이번 학력평가는 2015 개정교육과정을 토대로 출제되므로 수학 가형에서 기하가 제외되고, 나형에서는 함수가 추가되는 등 2022학년도 수능시험 변화를 그대로 반영한다. 올해 수능 출제 경향을 유추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권혁제 정관고 교장은 “이 시험으로 상대적 위치를 파악할 수는 없게 됐지만, 여전히 수험생에게는 중요한 첫 수능 모의고사다. 학교에서 시험을 볼 때와 같은 긴장감을 가지고 정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