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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뉴노멀’ 시대 <4> 온라인으로 옮겨간 예술

랜선으로 즐기는 ‘슬기로운 문화생활’… 새 트렌드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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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로 문 닫은 공연·전시장
- 부산문화회관 ‘배시시콘서트’
- 시립미술관 동영상 전시 등 활발

- 찾아가는 수고로움 던 관객들
- “현장감 아쉽지만 나쁘지 않아”

- 새로운 주류 된 온라인 콘텐츠
- 극장 역할 대체 OTT 시작으로
- 예술계서도 제작·소비 이어질 듯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공연장과 미술관은 문을 닫았고, 영화관은 개봉작을 선보일 기회를 잃었다. 오프라인 문화 공간이 설 자리를 잃자 랜선을 타고 온라인 공연·전시가 대신 자리를 차지했다. 시민은 거실과 방안에서 랜선을 타고 문화를 즐기는 경험을 했다.
지난 17일 부산의 한 가정에서 온 가족이 유튜브를 이용해 ‘배시시(BSCC)콘서트 on Live’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이 온라인 공연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부산문화회관이 부산시립예술단과 함께 마련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연장이나 미술관이 아닌 방구석에서 온라인으로 문화생활을 즐기는 경향이 차츰 정착될 것으로 내다봤다. ‘객석의 관객과 함께 호흡한다’는 공연예술의 대전제가 엄청난 변화를 맞은 셈이다.

■방구석에 자리 잡은 문화

지난 주말 이수진(여·42·부산 동래구) 씨 가족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남부럽지 않은 문화생활을 누렸다. 남편과 함께 유튜브로 세계적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의 이탈리아 두오모 성당 공연 ‘희망을 위한 음악(Music for Hope)’을 즐겼다. 카메라는 인적 끊긴 밀라노 도심, 두오모 대성당 광장,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앞을 보여줬다. 은발인 보첼리는 구노 편곡의 ‘아베 마리아’, 마스카니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을 편곡한 ‘산타 마리아’, 로시니 미사곡 ‘도미네 데우스’를 연달아 불렀다. 영상에는 관광객 하나 없는 파리 에펠탑과 자동차 행렬 끊긴 개선문 광장, 런던 도심의 트래펄가 광장, 뉴욕 맨해튼도 나왔다.

공연이 끝나자 이 씨는 유튜브에서 전시를 감상하기도 했다. 남편은 다른 공연을 더 보고 싶다며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 홈페이지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장미의 기사(Der Rosenkavalier)’를 감상했다. 이 씨는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무료로 수준 높은 공연을 즐기고, 눈요기도 할 수 있어 좋았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온라인 공연이나 전시를 더 찾아볼 것 같다. 물론 공연장이나 미술관에 가면 더 좋은 경험을 하겠지만, 들이는 수고로움을 고려하면 온라인으로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국공립 공연도 온라인 바람

국내 국공립 공연장에도 온라인 생중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는다. 국립발레단은 지난 18일부터 유튜브 계정을 통해 주요 공연을 중계하는 ‘KNB RE:PLAY’를 진행한다. 국립현대무용단은 20, 21일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네이버TV로 상연한다. 오는 28일까지는 무용수 25인의 셀프 영상 프로젝트인 ‘혼자 추는 춤’도 선보인다. 국립오페라단은 오페라 영상화 작업에 나선다. 온라인 상영용 오페라를 제작하고, 이를 위해 성악가들도 고용한다.

부산문화회관(BSCC)은 부산시립예술단과 함께 지난달 매주 목요일 총 5회에 걸쳐 인터넷과 모바일로 생중계하는 ‘배시시(BSCC)콘서트 on Live’ 공연을 선보였다. 오는 23일과 30일에는 록밴드 사이드카·모멘츠유미·겟츠·이병주밴드의 흥겨운 무대를 연다. 다음 달 재즈 밴드 민주신트리오와 위나밴드의 공연도 준비됐다.

공연 기획자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공연예술이 예전처럼 오프라인으로 완전히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새 경향이 된 온라인 콘텐츠가 오프라인 공연과 적절한 조화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부산문화회관 이용관 대표는 “온라인을 통해 공연을 소개하는 것이 공연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렇지만 공연예술은 현장성이 중요한 장르라 온라인으로 공연의 감동이 제대로 전달될 수는 없다. 현장에서 보려는 관객들이 크게 줄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술품도 온라인 제작·소비

미술관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았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최초로 큐레이터가 작품을 설명해주는 동영상과 가상현실(VR)을 통한 전시를 선보였다. 이를 감상한 시민은 온라인으로도 미술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현장에서 보는 그림과 픽셀로 보는 그림은 천양지차였다.

부산시립미술관 기혜경 관장은 “애초에 오프라인에서 즐기도록 만들어진 작품을 온라인에서 감상하면서 똑같은 감동을 받기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앞으로 코로나와 같은 상황은 계속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으로 미술을 선보일 다양한 방법을 찾았어야 했는데 별로 준비된 게 없었다. 이는 세계적인 미술관도 마찬가지다”고 했다.

이에 기 관장은 앞으로 온라인에서 작품이 제작되고 소비되는 경향이 확산될 것으로 봤다. 그는 “온라인으로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작가가 더러 있는데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다. 아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컴퓨터로 작업해서 유튜브 등을 통해 작품을 공개하는 작가가 계속 등장할 것이다. 이런 쪽에 주목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자 현장에서 공연을 즐기는 축제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미덕이 되면서 ‘각자 즐기는 축제’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정승천 집행위원장은 “접촉을 최소화하는 형태의 축제를 고민하고 있다. 자동차 안에서 축제를 즐기는 이른바 ‘드라이브 인(Drive in)’ 형태나, 아파트로 찾아가는 축제가 자리를 잡거나 곧 등장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영화는 넷플릭스로 직행

극장이 설 자리는 더욱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관객이 영화관을 찾지 않자, 영화 ‘사냥의 시간’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인 ‘넷플릭스’에서 오는 23일 첫선을 보인다. 작품 수입의 75%가 나오는 극장을 포기하고, 일정 금액을 보장받는 OTT로도 향할 수 있다는 것이 제작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른 것이다. 부산영상위원회 김인수 운영위원장은 “현재 대형 투자 배급사들의 투자 심사가 완전히 멈췄다. 1년 동안 스크린에 걸 수 있는 작품은 한정돼 있는데 심사까지 정지하면서 중소 규모 작품이 갈 곳을 잃었다. 그러면 제작자가 시장이 넓어진 OTT를 선택할 수도 있지 않겠나. 시사회 후 흥행이 담보되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OTT 인기가 높아져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넷플릭스 오리지널’처럼 플랫폼 자체 제작 작품도 다수 쏟아질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로 관객 수가 절대적으로 줄고 OTT가 보편화되면서 이미 포화 상태인 멀티플렉스 시장의 하강이 앞당겨졌다. 이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아 극장은 가격 인하 등 소비자가 큰 매력이라고 느낄 만한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용휘 김민정 기자 re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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