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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복지원 피해자 51% ‘극단적 선택’ 시도했다

부산시 용역으로 첫 실태 연구, 39명 심층 면접·149명 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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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차원 진상규명 뒤따라야”

‘한국판 홀로코스트’로 불리는 형제복지원 사태의 피해 실태를 체계적으로 조사한 보고서가 처음으로 나왔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형제복지원 피해자가 조사 대상의 절반이 넘었고, 심지어 원장이 직접 사람을 죽인 것도 모자라 생매장까지 지시했다는 피해자 진술까지 나와 국가 차원의 공식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부산시는 지난 24일 오후 부산시의회 중회의실에서 ‘형제복지원 피해자 실태조사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고 26일 밝혔다. 동아대 남찬섭(사회복지학) 교수가 연구 책임을 맡는 등 18명의 공동·보조연구원이 참여한 이번 용역보고서에서는 그동안 구술로 전해지던 피해자의 참상이 심층면접과 대면 설문조사 등을 통해 적시돼 충격을 준다.

지난 2월부터 한 달가량 진행된 심층면접에는 생존 피해자 30명, 유족 9명이 참여했다. 형제복지원 피해자인 A 씨는 심층면접에서 “16, 17살 때 돈을 벌러 부산에 갔다가 자갈치시장에서 형제복지원으로 끌려갔다. 탈출하기 위해 신임을 얻어 소대장이 됐는데 내 손으로 생매장했던 사람들을 잊을 수가 없다”고 증언했다. 그는 “내가 언제까지 살지는 모르겠는데, 그들의 신원이라도 찾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진행된 설문조사에는 연락이 닿은 피해자 149명이 참여했다. 이들 가운데 형제복지원을 퇴소한 뒤 한 차례 이상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한 사람의 비율은 51.7%(77명)로 나타났다. 2016년 보건복지부의 정신질환 실태조사에 따른 전 국민 평생 자살 시도 비율 2.4%와 비교할 때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남 교수는 “생존한 피해자를 대규모로 설문조사해 객관적 수치로 피해 정도를 증명할 수 있게 됐다. 추가적인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조사 권한이 없어 형제복지원에 관계됐던 사람을 명쾌하게 드러내지 못해 아쉽다. 향후 조사에서 이런 부분도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용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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