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익 환수 근거 부족해 비판
- 공공기여 유도 대책 필요
부산항 북항 상업업무지구에 또 한 번 공동주택이나 다름 없는 초고층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 건축 허가가 나면서 북항이 편법 주거시설로 변질된다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북항은 공공재이자 부산에서 상징적인 지역임에도 민간 사업자에게 공공 기여를 비롯해 개발 이익을 환수할 근거가 없다.
29일 부산시에 따르면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사퇴한 지난 23일 오후 북항 상업업무지구 D-3블록에 지하 5층, 지상 59층 규모 레지던스 1242실의 건축 허가가 났다. 레지던스가 들어서는 지역은 북항 1단계 재개발 중에서도 노른자위로 꼽히는 곳이다. 국제여객 터미널 바로 뒤편이며, 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서는 해양지구와도 가까워 북항 재개발 지역 전체를 앞마당처럼 누릴 수 있다. D-3블록은 상업·업무 지구 중에서도 가장 북쪽에 위치한 곳으로, 높이 280m, 용적률 1000%까지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 같이 허가를 받은 레지던스도 높이가 213m를 넘는다.
상업지역은 모두 3개 필지로 나뉘어 분양됐다. D-2블록의 사업자도 72층 높이의 숙박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다. 계획상으로는 숙박·판매·의료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숙박시설 중 2/3에 달하는 645실이 역시 생활형 숙박시설이다.
부산참여연대는 “공동주택이 금지된 북항 상업지구에 4000여 세대의 레지던스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북항 재개발 1단계 지역 노른자위 전체가 주거시설로 변질될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를 보완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D-3블록 건축 허가를 두고도 허가 기관인 부산시와 해당 부지를 팔고,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한 해양수산부, 해당 지자체인 동구가 모두 엇박자를 내면서 관련 기관 간 업무 조율도 숙제다. 부산참여연대는 “부산의 미래인 북항이 주거단지로 변질되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시 관계자는 “건축허가는 법령에 위반되지 않으면 거부할 수 없다”며 “건축 허가 신청서를 한 차례 반려해 건축물 배치와 디자인을 수정했다. 해수부가 부지를 팔 때 이미 용도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건축허가를 제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해운대구 한진CY 민간개발 사업자와의 사전협상을 통해 1100억 원+@의 개발이익을 환수할 예정이다. 북항 재개발지역은 한진CY 부지보다 공공성이 더 큰데도 공공기여를 강제할 근거가 없다. 최형욱 부산 동구청장은 “공공재인 북항에 주거시설을 허가 한 것은 부동산업자 배만 불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하송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