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주 생활형 숙박시설 계획에
- 해수부 보완 요청에도 통과 논란
- 시 “지구단위계획 변경요청 불구
- 반영안돼 허가할 수밖에 없었다”
- 시민단체 “공공공간 사유화 우려”
- 동구도 반발, 허가 취소 요청나서
부산시의 북항재개발 상업지구 내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 건축 허가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사퇴한 지난 23일 전격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시의 올해 첫 건축(신축)허가였다. 시는 행정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민단체는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반발한다. 특히 동구는 북항재개발 지구가 주거, 숙박시설로 전락시킨 해운대 센텀시티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건축 허가에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왔다.
■북항 D-3 건축 허가 과정은
29일 부산시에 따르면 북항재개발 사업(1단계) 사업시행자인 부산항만공사가 해양수산부의 실시계획(지구단위계획 포함)에 따라 D-3블록을 포함한 상업·업무지구에 대한 토지공급 공모를 진행했다. 건축주인 부산오션파크㈜ 등에서 생활숙박시설을 주용도로 하는 건축계획을 제시하고 부산항만공사에서는 평가위원회의 평가 등을 거쳐 2018년 11월 공급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해양수산부가 생활숙박시설 규모를 최소화해 재개발사업 목적에 부합되도록 협조해 달라는 의견을 냈으나, 부산오션파크는 “개발 목적에 부합하는 사업계획을 작성해 토지공급대상자로 선정됐으므로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시에 알렸다.
시 관계자는 “관련 규정에 근거를 두지 않는 해양수산부의 의견만으로는 규제가 불가능해 건축물의 건축계획·용도 등 조정이 필요한 경우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도록 여러 차례에 걸쳐 해양수산부에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모에서 생활숙박시설은 불허용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시와 해양수산부 간 D-3블록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관련한 공문이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네 차례 오갔다.
■오거돈 사퇴 당일 허가 이유는
문제는 시가 오 전 시장이 사퇴한 당일 이를 허가했다는 점이다. 시민의 모든 눈과 귀가 오 전 시장의 사퇴에 쏠린 시점에서 이 같은 중대한 건축허가를 ‘슬그머니’ 진행했다고 시민단체와 동구는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변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건축 허가는 통상적인 행정 절차를 밟은 것”이라고 말했다. 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7일 관련 기관 협의가 완료돼 21일 담당 국장에게 사전 보고가 이뤄졌다. 건축 허가는 실국장 전결사항이다. 이 관계자는 “23일 오전부터 오 시장의 사퇴설이 흘러나왔지만, 시장 사퇴와는 별개인 사안이기 때문에 결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오 시장이 사퇴한 뒤 바로 변성완 권한대행 체제가 시작되면서 담당 과장이 이날 오후 4시께 변 대행에게 관련 행정절차가 완료됐다는 내용의 구두 보고를 했다. 이후 이날 오후 5시50분 담당 국장의 건축 허가 결재가 이뤄졌다.
부산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시의 생활형숙박시설 추가 허가는 오거돈 시장이 사퇴한 이후의 부산시정과 북항재개발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시는 이번 허가를 즉각 취소해 공공 공간의 사유화를 막고 사람 중심의 도시 부산이 되기 위한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형욱 동구청장도 “시가 부산을 상징하는 공간을 부동산 기획상품으로 전락시켰다”면서 시의 허가 취소를 공식 요청한 상태다.
※ 레지던스(생활형 숙박시설)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오피스텔 개념의 상업용 주거시설. 공동주택 허가가 나지 않는 지역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