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레탄 폼에서 발생한 유증기가
- 원인 모를 불꽃 만나 폭발 추정
- 화재 위험 6차례 경고받았지만
- 업체 측 이행 안해 사고 부른 듯
경기 이천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국제신문 지난 29일 자 9면 보도)로 38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고용노동부가 이 공사 현장에 여러 차례 화재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개선을 요구했던 것으로 나타나 또다시 안전불감증이 참사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
| 30일 오후 경기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피해 유가족이 주저앉아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화재가 발생한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정밀 인명 수색을 마무리했다고 30일 밝혔다. 소방당국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물류창고 건물을 밤새 수색한 결과 지상 2층에서 18명, 나머지 5개 층에서 각 4명의 희생자를 수습했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29명의 신원을 지문으로 확인했다.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모두 남성이고 대부분 일용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1명, 카자흐스탄인 2명 등 외국인도 있었다. 나머지 9명은 지문 확인이 불가능해 유전자 감식을 할 예정이다.
 |
| 이날 오전 경찰, 소방 관계자들이 진행한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현장 현장감식 장면. 연합뉴스 |
정밀 인명 수색이 마무리됨에 따라 경찰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은 현장 감식에 들어갔다. 소방당국은 건물 내부 곳곳에서 우레탄 폼에 발포제를 첨가하는 작업이 이뤄지면서 발생한 유증기가 화재 원인이 된 물질(화원)을 만나 폭발하면서 불길이 건물 전체로 번진 것으로 추정한다. 우레탄 작업 현장 근처에서 엘리베이터 설치 작업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곳에서 불꽃 등이 튄 게 아니느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천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산업안전공단이 화재 발생 전 이 물류창고 공사업체가 제출한 유해위험방지계획서를 심사·확인한 결과 화재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수차례 개선을 요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위험방지계획서는 건설공사 과정에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작성하는 문서다. 산업안전공단은 서류심사 2차례, 현장 확인 4차례에 걸쳐 이 현장 유해위험방지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업체 측이 개선 요구를 이행하지 않아 화재를 키웠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25명으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꾸린 경찰은 건축법 위반 등을 확인하는 수사에 착수했다. 시공 관계자, 목격자 등 28명을 불러 조사했고, 시공사 등의 핵심 관계자 15명을 긴급 출국금지 조처했다. 경찰은 조만간 이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