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회의까지 통과 사실상 불가능
- 부산항운노조 “2년간 8명 숨져
- 노동자 보호위해 필수적인 법안”
오는 29일 제20대 국회 임기가 끝남에 따라 어렵사리 발의된 ‘항만 김용균법(항만운송사업법 개정 법률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될 위기다. 최근 들어 부산항 곳곳에서 노동자가 죽거나 크게 다치는 사고가 끊이지 않자 항만노동자는 이달 말 임기를 시작하는 제21대 국회가 이를 이어받아 다시 법제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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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15일 부산항 신항에서 20대 검수사가 컨테이너 검수작업 도중 사망하자 경찰과 소방관이 현장에서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모습. 국제신문DB |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항만 김용균법이 현재 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라고 7일 밝혔다. 항만 김용균법은 지난해 12월 15일 부산항 신항에서 일하던 20대 검수사가 컨테이너 사이에 끼여 숨지는 사고를 계기로 지난 2월 26일 더불어민주당 윤준호(부산 해운대을)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항만 김용균법은 부산항을 비롯한 전국 항만에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의 관리·감독 권한을 강화하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개정 법률안을 살펴보면 ▷해수부에 모든 항만에 대한 지도·감독권 부여 ▷항만 안전협의체 구성 ▷해수부 장관이 항만 사업자에게 ‘산업재해 보고서’ 제출 요구 권한 신설 등이 담겼다. 특히 검수사 사망사고가 발생한 부두를 비롯,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는 항만은 해수부와 산하기관 직원의 출입조차 어려워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감독 자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런 ‘사각지대’를 없애는 취지의 항만 김용균법 필요성에 해수부도 크게 공감했다.
20대 국회 마지막 임시회 종료를 불과 9일 앞둔 시점에서 항만 김용균법이 본회의까지 통과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법안은 지난 2월 발의된 뒤 위원회로 회부됐을 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오는 15일 전 법안을 심의할 상임위는 개최 계획이 없다”며 “설사 상임위가 열려도 법사위를 넘어 본회의까지 통과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항만 김용균법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 1만5255건과 함께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될 상황이다.
항만 김용균법 도입을 주장해온 부산항운노동조합은 유감을 표하며 국회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항운노조 관계자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8명의 노동자가 부산항에서 일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항만 김용균법은 노동자의 안전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인 법안”이라며 “20대 국회에서 입법되지 못한다면 21대 국회가 다시 법안을 발의해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지난 4·15 총선에서 낙선한 윤준호 의원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윤 의원은 “마지막까지 애써 챙겼기에 그 누구보다 아쉬움이 크다. 당과 동료 의원들에게 항만 김용균법 필요성을 설명하겠다”며 “비록 21대 국회에는 들어가지 못하나, 민주당 해양수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어 국회의원 임기가 끝난 후에도 법안이 발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