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25% 제주 10% 비해 높아
- “열악한 환경·과도한 경쟁 원인”
- 노동조합 등 마사회에 대책 촉구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재해 발생률(이하 재해율)’이 2018년과 2019년 모두 한국마사회 산하 경마공원 3곳 가운데 가장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마사회는 2018년과 2019년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재해율이 각각 31.0%와 28.4%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재해율은 한 해 동안 발생한 재해를 연말 근무 인원수로 나눈 값이다. 같은 기간 서울경마공원 재해율은 25.6%, 25.7%였으며 제주 경마공원은 15.4%, 10.6%였다.
2018년과 2019년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발생한 재해 건수는 각각 101건, 91건이다. 이 가운데 마필관리사와 관련한 재해 건수는 78건, 69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마필관리사가 당한 재해 가운데 말을 타고 훈련하던 중 다친 사례가 3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삐를 잡고 이동하던 중 말에 치이는 등의 재해가 13건 발생했다. 기수도 말을 훈련시키다가 다친 경우가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주 중 다친 사례도 9건에 달했다. 비록 기수보다 마필관리사가 더 많이 재해를 당했지만, 재해율로 환산하면 경마기수 재해율이 64.7%로(2019년 기준) 마필관리사(24%)보다 높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지부와 한국마사회 적폐 청산 대책위원회는 마사회에 재해율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고광용 지부장은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마필관리사 정원은 산업재해 대책인력을 포함해 324명가량이지만 실제 일하는 인원은 280여 명에 불과하다”며 “과중한 업무로 산재가 끊이지 않아 산재가 산재를 낳는 격이다. 마필관리사를 충원하고 노동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마사회 적폐 청산 대책위원회는 기수들을 과도한 경쟁으로 내몬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이른바 ‘선진 경마’를 재해 발생 원인으로 지목했다. 2005년 개장한 부산경남경마공원은 서울과 달리 경주에 참여한 기수들에게 기본급 성격의 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오로지 순위에 따른 상금만 지급하면서 기수들은 무한 경쟁에 내몰렸다. 이에 2005년과 2010년 이명화, 박진희 기수가 경쟁 속에서 힘들어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책위 관계자는 “지난 3월 한국마사회와 합의 과정에서 표준 기승 계약서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표준 기승 계약서에는 기수가 기승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처음으로 명문화됐다. 거부권이 기수의 권리로 공고히 자리 잡으면 악천후 등 위험한 상황 속에서 말을 타 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북부고용노동지청도 “관내 사업장 중에서 부산경남경마공원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재해가 끊이지 않는다면 근로감독을 시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17년 이곳의 마필관리사 2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자 고용노동부가 직접 나서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했다. 감독 결과 마사회와 협력업체 그리고 조교사가 산업 안전 보건분야에서 525건, 근로 기준 분야에서 107건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에 대해 부산경남경마공원 측은 “지난 2월 마필관리사들과 간담회를 개최했으며 재해 발생 유형을 나눠 부서별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2019년 대비 올해 재해율을 2.1%포인트 낮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