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경 5억 편성 대체 행사 추진
경남 거창군이 30여 년 전통의 거창국제연극제 대신 새로운 여름 축제 개최를 추진한다.
이는 거창군과 거창국제연극제를 주관해 온 사단법인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회(이하 집행위) 간 불거진 상표권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최근 집행위가 제안한 협상안을 거창군의회에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창군은 집행위와의 상표권 분쟁이 해결되지 않아 추경예산에 5억 원을 편성해 여름 축제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여름 축제는 거창국제연극제를 대체해 열리며 물 축제와 빛 축제를 주제로 거창국제연극제가 열리던 거창 수승대에서 7월 말에서 8월 초 열린다.
앞서 집행위는 30년 동안 거창국제연극제를 주관했으나, 2017년 군과 집행위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연극제가 두 개로 쪼개졌다. 그 해 군이 설립한 거창문화재단이 ‘거창한여름연극제’를, 집행위가 ‘거창국제연극제’를 열었다. 양측 갈등이 깊어지면서 축제를 찾는 관광객이 줄고, 지역 이미지도 실추됐다.
이에 군이 집행위에 일정 대가를 주고 ‘거창국제연극제’ 상표권을 인수하기로 했다. 양측이 각각 전문가에게 의뢰해 상표권 금액을 산출하고, 두 감정가의 평균가로 상표권을 매매하기로 했다. 그러나 군이 제시한 감정가는 11억 원, 집행위가 제시한 금액은 26억 원으로 금액 차가 커 협의대로 상표권 매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집행위는 지난해 6월 군에 연극제 상표권을 이전하는 대가로 18억7000만 원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해놓은 상태다. 또 집행위가 최근 군에 제안해 온 ▷상표권 이전에 대한 보상금 8억 원 ▷삭감된 연극 관련 예산 원상회복(6개 사업 연 1억5000원~2억 원 규모) 등 4가지 사안에 대해 거창군의회가 반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집행위의 협상안을 의회에서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보고회를 가졌으나 의원들이 반대해 올해 거창국제연극제 개최가 불투명함에 따라 추경에 예산 5억 원을 편성해 여름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집행위 관계자는 “상표권 분쟁 소송이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연극제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989년 시작된 거창국제연극제는 매년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거창수승대 유원지 일원에서 개최돼, 자연 속의 연극이라는 독특한 운영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30여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국제 행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표권 분쟁으로 열리지 못하고 있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