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카드로 3인 몫 80만 원 받아
- 남구 못골시장서 고기·과일 구매
- 국수가게 외식 뒤 커피점서 결제
- 카톡으로 사용 금액·잔액 안내도
- 소형마트 할인 행사에 손님 ‘북적’
정부가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코로나19 긴급 재난지원금 사용이 13일부터 가능해졌다. 마트·온라인쇼핑몰 사용이 제한돼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코로나19로 침체한 소비 심리가 되살아날 거라는 기대가 높다. 기자는 재난지원금이 충전된 신용카드를 들고 평소 자주 가는 시장에 들러 첫날 분위기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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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신문 김민주 기자가 13일 부산 남구의 한 축산마트에서 정부가 지급한 긴급 재난지원금으로 육류를 구매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13일 오전 11시30분께 부산 남구 대연동 못골시장. 이 시장은 인근에 3000세대 대단지 아파트와 빌라 등이 밀집해 이 일대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이다. 이날 기자의 우리은행 신용카드에는 3인 가족 재난지원금에 해당하는 80만 원이 입금됐다. 결제를 거절하거나 신용카드 사용 ‘웃돈’을 요구하는 곳은 없을지 직접 사용해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정육점. 국거리와 구이용 소고기를 결제하면서 카드를 내밀었다. 계산대에는 재난지원금 카드 사용을 환영한다는 짤막한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결제와 동시에 먼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울렸다. ‘2만7000원 결제’. 일반 결제가 된 건지 재난지원금이 차감된 건지 의문을 품고 있는데 카카오톡 메시지가 들어왔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금액 2만7000원 남은 금액 77만3000원’. 잔액 확인 등을 위해 별도로 전화를 하거나 스마트폰 앱을 설치할 필요는 없었다.
못골시장에서도 특히 사람이 많이 몰리는 지점은 2곳이다. 시장을 관통하는 약 400m 길이 중심도로에서 남구청 방면 입구 쪽에는 과일·생선가게가 밀집했고, 대연교차로 방면에는 주차장을 갖춘 대기업 슈퍼마켓(SSM)이 자리했다. 재난지원금 결제가 안 되는 SSM 쪽보다는 남구청 방면 구간이 훨씬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이곳 약 150㎡ 규모 동네마트는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에 맞춰 할인·사은품 행사를 벌여 발을 들여놓을 수 없을 정도로 손님들로 북적였다.
아이의 성화에 과일 가게에서 수박과 바나나(1만8000원)를 산 뒤 식당·카페가 밀집한 남구청 맞은쪽 골목으로 이동했다. 쌀국수 가게에서 3인 가족이 식사(2만4500원)하고, 커피(4500원)를 마시니 남은 재난지원금은 72만6000원. 재난지원금 결제가 거부되거나 웃돈을 요구한 경우는 없었다. ‘바가지 상혼’을 발휘할 궁리보다는 소비 촉진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큰 것으로 보였다.
상인회 차원에서도 준비에 나섰다. 못골시장 박기홍 상인회장은 “어제오늘 신용카드 사용은 물론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가입 등에 대한 상인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마트나 온라인쇼핑몰보다 전통시장에 발길이 몰리는 건 고마운 일이다. 상인회 차원에서도 차도와 보도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점포 물건이 보행 안전을 침해하지 않도록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정부의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을 바람직하게 평가하며, 추가 지급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인제대 송지현(국제경상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세계적 경제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수요자와 공급자를 적극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며 “국가채무 비율이 우리보다 훨씬 열악한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공격적인 소비 지원책을 편다. 이번과 같은 규모의 재난지원금 지급이 서너 차례는 더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