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에겐 호텔 설립 조건 내세워
- 요건 충족 못 해 사업 관뒀는데
- 주거시설 허용하는 건 특혜”
- 전 시행사, 시·구에 진정서 내
- 현 시행사 “법적으로 문제없다”
부산 수영구 민락동 옛 미월드 부지에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을 짓기 위한 구 경관심의를 앞두고 개발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된다. 미월드 부지에서 관광호텔 건립을 추진했던 옛 사업자가 14일 부산시와 수영구에 현 사업자가 신청한 경관심의 절차를 중단하라고 진정을 냈기 때문이다.
수영구에 따르면 미월드 부지를 소유한 A시행사가 해당 부지에 레지던스 시설을 짓겠다며 최근 신청한 경관심의가 이달 말 재개된다. 구 심의위원회는 지난달 시설높이 계획 일부의 재검토와 인근 임야와 연결되는 부분에 대한 공공성 확보가 필요하고 판단, 재심의를 의결한 바 있다. 경관심의는 부산시의 레지던스 건립 관련 실시계획 인가를 받기 위한 사전 절차다. 앞서 A사는 민락유원지 9만6000㎡ 부지에 최대 42층짜리 레지던스 3개동을 짓겠다며 구에 경관심의를 신청했다. 거주와 호텔 용도가 결합한 분양형 호텔을 짓는다는 내용으로, 호텔 등 일반 숙박시설과 달리 내부에 취사시설을 갖춰 주거가 가능하다.
이를 두고 미월드 부지 개발에 나섰던 옛 사업자(B사)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B사는 A사의 사업 내용에 도시계획상 유원지에 꼭 필요한 특급호텔 건립 부분이 빠진 것을 거론하며, 특혜 의혹을 제기한다.
B사 측은 “A사가 건립하려는 생활형숙박시설은 사실상 주거시설인데 시와 구가 이를 문제 삼지 않고 그대로 수용해 진행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애초 공원 부지였던 옛 미월드는 2007년 호텔 등이 들어설 수 있는 ‘유원지’로 도시계획이 변경됐다. 당시 특혜·난개발을 우려하는 지적이 나왔지만, 관광 활성화를 위해 특급호텔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지를 얻어 B사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사업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시로부터 사업자 지정을 취소당했다.
이에 불복해 B사는 현재 시를 상대로 시행자 지정 취소 처분에 관한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B사 측은 “행정소송 1심 판결도 아직 안 난 상태에서 부산시가 새 사업자(A사)를 지정한 것도 부당한 처사인데, 우리에게는 특급호텔을 절대 조건으로 제시했으면서 새 사업자에게는 호텔이 아닌 사실상의 주거시설을 허용해주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구와 시에 경관심의 중단 및 현 사업자 지정 철회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사는 정주인구를 창출하면서 관광·상업시설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A사 관계자는 “해외 특급호텔을 유치해 위탁 운영을 맡겨야 하는데 이는 위험 부담이 크다”며 “추진하려는 분양형 호텔은 거주와 호텔 용도가 함께 되는 형태라 문제없다. 북카페 등 지역 편의시설을 지어 구에 기부하는 지역기여 방안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시와 구도 현 사업자가 절차에 따라 신청한 경관심의를 거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최초 사업 부지의 도시계획시설 지정 때 주거형 숙박시설은 제외한다는 단서 조항이 없어 어쩔 수 없다”면서 “만약 난개발을 우려하는 여론이 가열되면 2차 경관심의 때 위원들이 관련 사항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건축위 심의 단계에서 관련 검토를 할 수 있지만 토지 소유자의 사업 시행 추진 자체를 막을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