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무인역선 공익요원 혼자 역사 전체 책임…비상시 청소노동자도 승객 대피시킬 판

부산 도시철도 4호선 가보니

  • 김민주 기자
  •  |   입력 : 2020-05-20 22:16:46
  •  |   본지 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1인역 안전요원은 운영·운전 모두 소화
- 규정상 요구되는 비상시 인력도 부족
- 책임감·위험 부담에 피로도 높다 토로
- 내년 초 2인역 전환돼도 ‘지원 조’ 없어
- 일주일에 2, 3일씩은 1인 근무 불가피

19일 밤 9시 부산 도시철도 4호선 석대역. 지난 8일 밤 11시께 무인으로 운행되는 제4301 전동차는 제동장치가 고장난 상태에서도 이곳을 지나쳤다. 석대역은 안전운행요원 없이 밤낮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 1명만 배치되는 ‘무인 역’으로, 사고에 대처할 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국제신문 취재진은 부산지하철노조 윤연환 지회장과 함께 석대역 등 4호선 역사 일대를 밤시간대 돌아봤다.


■공익요원 한 명이 역사 관리

“업무 초기에는 역사 전체를 혼자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이 컸습니다.” 석대역에서 만난 공익근무요원 A 씨의 말이다. 근무한 지 1년가량 됐다는 A 씨에게 이곳에서 화재 등 재난이 났을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지 물었다. A 씨는 “매달 한 번 관련 교육을 받는다. 엘리베이터 등 장비를 멈추고 대피 안내를 맡아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윤 지회장은 “현실적으로 공익요원 한 명이 재난에 침착하게 대처할 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부산교통공사는 무리한 인력 감축으로 인한 ‘무인 역’과 ‘1인 역’ 등 운영 구조 탓에 최근 사고 대처가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4호선 역사를 2017년 이전인 ‘2인 역’ 체제로 되돌리겠다고 공언(국제신문 지난 19일 자 1면 등 보도)했다. 하지만 인력 확충 시기는 빨라도 내년 초로 예정돼 1인 역 체제는 6개월 넘게 지속된다. 그나마 석대역은 일평균 이용객 수가 4호선 전체 0.5% 수준으로 적어 2인 역 체제로 돌아갈지도 미지수다.

4호선에 배치돼 3조 2교대로 일하는 직원 70명은 항상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는 상황을 불안해한다. 1인 역 체제로는 공사 내부 규정을 지키는 것도 무리라는 하소연이다. 공사의 ‘운행열차 화재대비 훈련’ 지침을 보면 불이 날 경우 발견자 지휘반 진압반 대피유도반으로 각각 나뉘어 대응해야 하지만, 4호선 역사 안전운행요원은 1명뿐이다. 윤 지회장은 “공익요원은 물론 청소노동자에게도 ‘대피유도반’ 역할이 요구된다. 하지만 전문성이나 처우, 사고 대처 책임 소재 등 측면에서 이는 부당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인력충원 돼도 상황 개선 어려워”

재난 대처 이외에도 4호선 업무 부담은 악명 높다. 통상 도시철도 역사 업무는 ‘운영직’(역사 관리)과 ‘운전직’(전동차 운전)으로 구분되는데, 4호선 역사에서 일하는 직원은 이 두 가지 직렬 업무를 모두 혼자 소화해야 한다. 평소에는 역사를 관리하다가 무인 전동차에서 사고가 나면 직접 전동차를 몰아야 하는 것. 윤 지회장도 운영직으로 입사했지만 전동차 운전 면허가 있는 경우다. 다른 호선에서 근무하다 1년여 전 4호선에 배치된 직원 B(운전직) 씨는 “1~3호선 전동차는 사람이 직접 몬다. 이 과정에서 전동차별로 출발·제동 등 특징을 파악하게 되고, 이상 징후도 미리 감지할 수 있다”며 “하지만 4호선 전동차는 원래 무인 운영된다. 사고가 나야 비로소 운전해볼 수 있는 건데, 운전직으로서는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영·운전직 업무를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직원은 드물다. 이런 직원은 계속 4호선에서만 일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다른 호선에 비해 피로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덧붙였다.

4호선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내년 초 ‘2인 역’ 체제로 전환돼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거라고 본다. 4호선 역사는 2017년 이전에도 2인 역으로 운영됐는데, 당시에는 휴가·교육 등의 사유로 자리를 비웠을 때 대신 투입될 ‘지원조’ 인력이 있었다. 윤 지회장은 “내년 인력 개편에서 4호선에는 지원조가 배정되지 않아 결국 교육과 휴가 등을 고려하면 역별로 일주일에 2, 3일씩은 사실상 한 사람만 근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외에도 취객 난동 등 대응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여직원이 혼자 야간 근무하는 일이 없도록 충분한 증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주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3. 3‘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4. 4‘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5. 5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6. 6[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10. 10‘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5. 5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6. 6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7. 7[속보] 北김여정, 바이낸스 사태에 "美 정치적 도발…예의주시"
  8. 8북한 해커들, 바이낸스서 탈취한 자금 '2차 세탁' 중
  9. 9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10. 10李대통령 부부 등 순방단 명단 개인정보 유출 경찰 내사 착수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5. 5부산 매출 1위 ‘본사 이전’ HMM…전국 매출 1000대 기업 부산 31곳
  6. 6“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7. 7“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8. 8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9. 9[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10. 10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뭐라노]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뒷북 안전펜스
  7. 7[속보]李 정부 초대 공소청 수장 후보자 3인 압축 전망
  8. 8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9. 9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10. 10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1. 1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2. 2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3. 3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8. 8“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9. 9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10. 10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우리은행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