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묘 그대로 두는 방법 제시”
임진왜란 공신의 후손들이 조상의 묘소가 있는 토지를 부산시와 민간업자가 민간공원 조성 사업에 강제 수용하려 한다며 반발한다. 광주 김씨 해수공파 문중회와 남평 문씨 부사공파 북면 문중회는 최근 ‘도시계획시설(온천공원) 사업인정에 관한 의견청취 의견서’를 각각 시에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2024년 12월까지 동래구 온천동 산 201의 1 일원 11만8617㎡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의 일환으로 ‘온천공원’이 조성된다. 온천공원은 시행자인 온천공원개발주식회사가 소유주로부터 토지를 사들여 87.7%(10만3975㎡)를 시에 기부채납하고, 12.3%(1만4642㎡)에 지하 5층~지상 26층 규모의 아파트(360세대)를 건립한다. 시행자는 오는 7월 토지보상에 착수한다.
공원 조성 예정지에 임진왜란 공신이자 두 문중회 조상의 묘소 2기가 있다. 산 200(6050㎡)에는 광주 김씨 해수공파의 조상인 해수 김우정(1551~1630) 선생의 묘소와 그를 추모하는 재실인 향경재가 있다. 해수 선생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모집해 싸우다가 포로가 됐고, 일본에 8년을 잡혀 있다 고향으로 돌아와 후학 양성과 민심 수습에 헌신했다.
산199에는 남평 문씨 부사공파 북면 문중회의 조상인 문택룡(1560년 출생) 선생의 묘소가 있다. 그 또한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싸운 공을 인정받아 충렬사에 선무원종공신으로 등재됐다.
광주 김씨 문중회의 김병섭(69) 씨는 “묘소가 있는 땅과 향경재는 해수 선생을 기리고자 오래전 동래 유림이 찬조금을 모아 마련했다. 민간업자에게 호국성지를 팔 수 없다”며 반발했다. 남평 문씨 문중회 문두오(76) 씨도 “향사를 지낼 최소 면적인 약 600㎡는 절대 팔 수 없다. 나머지 땅은 공익 차원에서 수용에 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두 문중회의 땅은 개발하지 않고 보존하는 지역이며 묘소를 이장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지상권’을 보장하겠다고 제시했다”면서도 “도시계획시설이 해제되면 난개발될 우려가 있다. 문중회가 끝까지 반대하면 법에 따라 강제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