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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일 만에 열린 교문…아이들 신났는데 부모는 노심초사

순차 개학 2단계 첫날

  • 국제신문
  •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  |  입력 : 2020-05-27 19:46:58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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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륜초 교사들 교문에 도열 박수로 반겨
- 분반 수업·발열 여부 재차 확인 등 만전
- 초1 학부모 “마스크 착용 잘 할까” 걱정

- 서울·경기·경북지역 561곳은 등교 연기
- 유은혜 “원격수업 한계, 대면 교육 필요
- 국내 감염증 상황 통제 가능하다 판단”

‘얘들아 기다렸다. 꽃 같은 너희들, 환영한다!’ 27일 부산 동래구 명륜초등학교 교문에는 교사들이 직접 쓴 환영 현수막이 걸렸다. 교사들은 교문에 도열해 87일간의 기다림 끝에 교정을 밟게 된 어린 제자들을 반겼다. 박수가 쏟아지는 가운데 교문을 통과하는 학부모와 학생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다.
27일 부산 동구 수정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올해 첫 등교를 한 1학년 학생들에게 입학을 축하하는 왕관을 씌워주고 있다. 이원준 프리랜서 windstorm@kookje.co.kr
순차적 개학 2단계가 시작된 27일 교정의 모습이다. 이날 전국 유치원생,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237만 명의 올해 첫 등교가 시작됐다. 부산에서는 해당 학년 14만3078명이 등교했다. 지난 20일 먼저 등교를 시작한 고3을 더하면 16만9788명이 등교 수업을 받게 됐다. 이날 출석률은 유치원 84.03%, 초 1·2년 96.60%, 중3 98.90%, 고2 98.94%였다.

교직원과 학부모, 학생 모두 기다렸던 등교 수업을 시작하게 돼 즐거워했지만 긴장감도 돌았다. 운동장에서 자녀의 손을 잡고 인솔교사를 기다리던 1학년 학부모 허현주 씨는 “등굣길에서도 코로나19 감염 걱정을 지울 수 없어서 심란했는데, 교문에서 반겨주는 선생님을 보니 여러 감정이 겹쳐서 눈물이 날 뻔했다. 부디 등교 개학이 탈 없이 진행되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1학년 학부모 김선화 씨는 “맞벌이 부부라서 등교 개학을 손꼽아 기다렸다. 집 현관을 나서기 직전까지 아이에게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는데도 밖에 나오자마자 답답하다고 벗으려해 학교에서 잘 생활할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전교생 수 1306명, 1·2학년 학급당 28~31명으로 과대학교이자 과밀학급인 명륜초는 이날 분반 수업을 진행했다. 한 반을 두 개로 나눠 절반은 등교하고 나머지는 원격수업을 하는 방식이다. 등교할 때는 열화상카메라 2대로 발열 확인을 하고, 점심시간 전 다시 체온을 쟀다. 급식당에는 칸막이를 설치했고 교실에는 소독거즈, 체온계, 손 소독제를 구비했다. 명륜초 황명숙 교장은 “할 수 있는 건 다 하려고 교실에 설치할 칸막이도 주문했는데, 품귀 상태라 며칠 기다려야 한다”며 “등교가 시작된 만큼 잘 관리해서 아이와 학부모가 원격수업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던 부분을 모두 채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에서는 등교를 연기한 학교가 없었지만 서울과 경기, 경북 등 다른 지역에서는 학교 유치원 561곳이 등교를 연기했다. 지역별로는 쿠팡물류센터 집단감염이 터진 경기 부천시가 251개교로 가장 많았고 경북 구미시가 181곳, 서울이 111개교 등이다. 해당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거나 집단 감염이 일어나 예방적 조치로 등교 수업일을 조정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등교 일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교육부는 예정대로 등교 개학 일정을 진행하고,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면 확진자와 학교 간 관련성을 살핀 뒤 등교 일정을 조정할 방침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시·도교육청 등교 상황 점검 영상회의에서 “원격 수업만으로는 학생에게 선생님과 대면하는 수업만큼 충분한 교육을 제공할 수 없다”면서 순차적 등교 수업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당국은 현재 국내 코로나19 감염증 상황에 대해 우리 의료체계 내에서 감당하고 통제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학교와 교육청, 교육부를 비롯한 유관 부처가 학교 방역을 철저히 하며 실시간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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