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녀에게 지명수배 여부 등을 알려주고 검거도 하지 않은 경찰관이 1심에서 징역형을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2단독 박소영 부장판사는 공무상 비밀누설, 직무유기,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부산 중부경찰서 경위 A(52) 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2015년 9월 중부서 모 파출소에서 사기와 무고 사건으로 다른 경찰서에서 수사받던 내연녀 B 씨로부터 ‘지명수배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에 업무상 접속 권한이 있는 경찰 내부 온라인 조회시스템에 접속한 뒤 B 씨의 수배 정보가 뜬 컴퓨터 화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B 씨에게 전송했다. A 씨는 이날부터 2016년 5월까지 7회에 걸쳐 B 씨 등 4명의 지명수배 조회 결과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전송하는 방법으로 지명수배 정보를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고소 사건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2016년 2월 해운대경찰서로부터 지명수배됐다. A 씨는 이를 알고도 같은 해 4월 두 차례 부산에서 B 씨를 만났을 때 B 씨를 검거해 해운대서로 신병을 인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유기한 혐의도 있다. A 씨는 또 B 씨의 부탁을 받고 경찰 내부망에 접속해 B 씨 사촌동생과 삼촌의 사망 원인을 조회한 뒤 이를 알려주기도 했다.
박 부장판사는 “경찰 공무원의 직무 관련 범죄로 범행 횟수나 내용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A 씨는 1심 재판 전 직위해제 됐고, 1심 판결이 확정되면 당연퇴직 조처된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