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되면
- 재개발 건축행위 제한 가능성
- “원래 절에 있던 탑도 아닌데…”
- 주민들 비대위 꾸려 대응키로
최근 부산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부산 해운대구 해운정사의 석탑을 놓고 주민이 재산권 침해를 호소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 석탑이 타 지역에서 반입된 뒤 문화재 지정 절차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재개발 사업을 앞둔 인근 주민의 반발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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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유형문화재 제212호로 지정된 부산 해운정사 3층 석탑. 부산시 제공 |
31일 부산시와 해운대구 등에 따르면 해운정사 내 ‘해운정사 삼층석탑’이 지난 4월 29일 부산시 지정 제212호 유형문화재로 고시됐다. 경주 남산 화강암 재질로 만들어져 신라 말기 양식을 띤 이 석탑은 본래 경주의 한 사설 박물관에 있다가 지난해 기증돼 해운정사로 옮겨졌다. 시 문화재 보호 조례에 따라 이 석탑이 문화재가 되면서 석탑 외곽 경계로부터 최장 200m 구간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으로 지정된다. 시는 6개월 내 보존지역 지정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문제는 보존지역 내에 주택 증·개축을 포함한 건축 행위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해운정사 일대를 사업 구역으로 포함하는 우동3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3000세대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 등을 건립하려는 우동3구역 재개발에는 현대산업개발과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다. 2016년 이후 조합은 건축심의 및 교통·환경영향 평가를 진행했다. 조합 관계자는 “건물 층수 등 문제로 해운정사와 어렵게 협상해왔는데, 이번엔 문화재까지 들어섰다. 보존지역으로 지정돼 건축행위가 제한되면 시행 인가 등 막대한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은 지난 28일 우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지정과 관련, 구가 주최한 간담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날 참석한 주민 대다수가 보존지역 내 건축행위 제한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고, 일부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사찰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은 해운정사의 눈치를 보느라 정신이 없다. 이 문제에 직접 대응하기로 결정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구의회 김경호 의원은 “사찰 내 본래 있던 것이 아니라 타 지역에서 옮겨온 석탑을 문화재로 지정하면서 결과적으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가하게 될 것을 우려해 주민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며 “주민과 사찰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해운대구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사찰 관계자는 “사찰 주변 재산권을 침해할 의도는 전혀 없다. 다만 불자가 시주한 탑을 절차에 맞게 받았고, 문화재 지정 역시 법규에 따른 것”이라며 “보존지역 내 건축행위도 일방적으로 제한되는 게 아니라 인근 주민 등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절차에 충실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