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역 의회 16곳 중 8곳
- 연구단체 아예 만들지도 않아
- 무관심에 ‘눈 먼’ 예산 버려져
올해부터 신설된 지방의회의 정책개발비가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정책개발비는 의원의 입법 활동을 돕고 의회의 기능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지만 정작 부산지역 대부분의 기초의회는 이를 집행할 준비가 안 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신문 취재진이 1일 부산 16개 구·군의 ‘지방의회 의원 정책개발비’ 집행 준비 등을 점검한 결과 8곳의 의회는 정책개발비를 집행할 연구단체 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안전부는 올해부터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을 개정해 ‘지방의회 의원 정책개발비’를 신설, 지방의원 1인당 500만 원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정책개발비는 이전까지 국회의원에게만 지급됐지만 정부는 지방의원의 입법 및 정책연구 활동을 돕자는 취지에서 대상을 확대했다. 다만 정책개발비는 개인 연구나 세미나 등에는 쓸 수 없으며, 특정 관심분야에 관한 입법과 정책 연구를 위해 모인 연구단체가 정책 개발을 위해 발주하는 연구용역비로 사용할 수 있다. 사실상 정책개발비의 사용처가 연구단체로 특정된 셈이다.
하지만 연구단체가 없는 부산의 8개 기초의회 중 동구와 북구를 제외한 6곳은 정책개발비를 예산으로 편성했다. 이 가운데 사하·부산진·중·서·수영구의회는 부랴부랴 하반기에 연구단체를 만들겠다고 뒤늦게 부산을 떤다. 동래구의회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업무추진비 삭감을 명분으로 정책개발비 2000만 원을 조만간 반납하기로 했다. 특히 북구의회는 연구단체 구성의 근거가 되는 조례도 만들지 않았다. 정부가 지난해 7월 정책개발비 신설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이들 의회는 1년 동안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다.
나머지 기초의회도 연구단체를 만들었지만 사실상 개점휴업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사상·연제·금정구의회의 연구단체는 사실상 활동이 없으며, 남구의회는 최근에서야 연구단체를 신설했다. 사상구의회는 동래구의회와 같이 코로나19 여파로 업무추진비를 삭감한다는 차원에서 3000만 원의 정책개발비를 반납했다. 그나마 해운대구의회가 ‘마을 민주주의와 4차 산업’ 관련 연구단체를 가동해 전체 의원이 연구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운대구의회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종이 없는 의회인 ‘페이퍼리스 의회’를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해운대구의회 이명원 의장은 “기초의원의 정책연구를 돕고자 신설된 소중한 예산인 만큼 제대로 활용해 주민을 위한 지방자치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부산지역 기초의회의 실태를 보니 정책개발비를 집행할 수준이나 자세가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며 “공부하라고 예산을 편성해도 이 모양이니 한심하다. 기초의회 무용론은 기초의원들이 자초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구·군 연구단체·의원 정책개발비 편성 |
기초의회 |
연구단체 |
정책개발비 편성 |
강서구 |
있음 |
400만 원 |
금정구 |
있음 |
2000만 원 |
기장군 |
있음 |
4000만 원 |
남구 |
있음 |
2000만 원 |
동구 |
없음 |
없음 |
동래구 |
없음 |
2000만 원(반납 예정) |
부산진구 |
없음 |
3000만 원 |
북구 |
없음 |
없음 |
사상구 |
있음 |
3000만 원(반납) |
사하구 |
없음 |
1000만 원 |
서구 |
없음 |
2000만 원 |
수영구 |
없음 |
2000만 원 |
연제구 |
있음 |
5500만 원 |
영도구 |
있음 |
2000만 원 |
중구 |
없음 |
3500만 원 |
해운대구 |
있음 |
5000만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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