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벽화 명소 돌산마을(부산 문현동 판자촌) 재개발에…둥지서 내몰린 원주민

한국전쟁 뒤 피란민 모여 형성…LH, 철거 뒤 10월 아파트 착공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20-06-04 22:02:55
  •  |   본지 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입주권 받아도 추가자금 태부족
- 다른 동네 이주할 형편도 못돼
- 비대위, 보상금 증액 소송 계속

벽화마을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던 부산의 대표적 빈민가인 남구 문현동 ‘돌산마을’이 60년 넘는 세월을 뒤로 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대대적인 재개발 사업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인데, 원주민의 ‘둥지 내몰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께 아파트 단지 신축으로 인해 사라질 예정인 부산 남구 문현동 산 23-1번지 일원 돌산마을(문현 안동네) 전경. 김종진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오는 10월 문현동 산23의 1번지 일원인 돌산마을에서 신축 아파트 공사에 착공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사업 시행자인 LH는 이달부터 해당 지역의 건물 철거를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으로 낡은 석면 슬레이트 지붕 등을 점검하고 있다. 현재 남은 15~18세대가 모두 나가게 되면 본격적인 철거 작업을 진행한다. 앞으로 이곳 4만6030㎡의 부지에는 1072세대(지하 3층, 지상 28층 8개 동)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돌산마을이 2010년 주거환경개선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10년 만이다.

이 마을은 1950년대 초 공동묘지였다. 6·25전쟁을 거친 뒤 오갈 데 없는 피란민 등이 대부분 국·공유지인 이곳에 정착해 움막과 주택 등을 짓고 살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마을이 형성됐다. 부산의 가장 가난한 달동네 중 하나였던 이곳은 2008년 부산시 공공미술사업으로 마을 곳곳에 벽화가 그려지면서 명성을 얻었다. 이후 영화 ‘마더’의 촬영지로 인기를 얻으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고, 벽화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매일 수백 명의 관광객이 몰리기도 했다.

부산 남구 문현동 돌산마을에 그려진 벽화. 국제신문 DB
문제는 기존 300세대 주민의 둥지 내몰림 현상이 현실화할 것이란 점이다. 마을 거주민인 A 씨는 범내골 인근의 또 다른 무허가 판자촌으로 전세를 얻어 이사한다. 돌산마을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턱없이 낮은 수준의 보상금을 받아 부산 어디서 내 집을 또 구하겠느냐. 기존 주민이 새 아파트 입주권을 받긴 하지만 주변 시세를 고려할 때 억대의 돈을 내고 입주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들이 모여 살던 동네인데 돈이 없어 입주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할 게 뻔하다. 300세대 가운데 10%도 채 입주하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돌산마을 비대위는 우선 집을 비워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LH를 상대로 제기한 보상금 증액 소송은 이어갈 계획이다.

LH 측은 주민의 주거 안정을 충분히 확보한 상황에서 사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LH 관계자는 “주민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이주비를 지원하는 등 최대한 배려해 사업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 김정은, 중대장대회 지도.. "군사 혁명 다그치자는 것"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모레까지 최대 120㎜ 이상
  3. 3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27일 재심의…승인 여부 촉각
  4. 4면세구역서 주운 담배 반출하다 걸린 직원, 징계 피해 퇴사 후 재입사
  5. 5인천서 노루 사냥 엽총에 밭일하던 80대 부상... "앉아 있어 못 봤다"
  6. 6한전, 사채 한도 19조 초과 위기에 '전기요금 인상론' 재개
  7. 7[도청도설] if, 손아섭
  8. 8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9. 9[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10. 10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1. 1[속보] 김정은, 중대장대회 지도.. "군사 혁명 다그치자는 것"
  2. 2[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3. 3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4. 4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5. 5이 대통령, 최길수 특별감찰관 임명
  6. 6李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해 40% 회복…부정평가는 50%
  7. 7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8. 8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9. 9‘남북 MDL 상호확인·군통신선 복원’ 정부, 군사회담 北에 제안
  10. 10김민석, 소방노조 만나 “정책·예산으로 안전·처우 개선” 약속
  1. 1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27일 재심의…승인 여부 촉각
  2. 2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3. 3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4. 4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5. 5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9. 9"해양 위협하는 발전소 온배수, 5년간 바다에 3700억t 배출"
  10. 10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 1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모레까지 최대 120㎜ 이상
  2. 2면세구역서 주운 담배 반출하다 걸린 직원, 징계 피해 퇴사 후 재입사
  3. 3인천서 노루 사냥 엽총에 밭일하던 80대 부상... "앉아 있어 못 봤다"
  4. 4한전, 사채 한도 19조 초과 위기에 '전기요금 인상론' 재개
  5. 5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6. 6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7. 7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8. 8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9. 9부캉이 머물던 북항서 기름 유출…8시간째 모습 안 보여
  10. 10[속보] 여전히 수로 주변 배회하는 ‘부캉이’…“환경 적응하면 바다로 간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5. 5‘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6. 6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7. 7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8. 8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9. 9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10. 10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우리은행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57년 평생 심한 말더듬에 고통…소통 연결고리 이어주길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