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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467> 삼장과 현장 ; 위대한 인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6-11 19:52:35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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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기의 진위(陣褘 , 602~664)는 5세기 법현, 6세기 송운, 8세기 혜초스님을 능가한다. 경-율-논 3장에 능통한 삼장(三藏) 법사 중 한 명인 현장(玄奘)법사다.

   
위인이지만 희화화된 삼장법사 현장
현장이 인류사 최고의 여행가인 데는 근거가 있다. ①15세기 전후 서양인처럼 재물이나 선교를 위해 인도로 가려던 게 아니라 오로지 제대로 알기 위해 천축(India)으로 떠났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지 100여 년 후 현장이 서쪽으로 간 까닭이다. 26세 때 혼자 장안을 출발해 부처의 흔적이 있는 인도 전역을 다녔다.

②가는 곳마다 환대받았다. 투르판 인근에 있던 고창국 왕 국문태는 여기서 편히 사시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제 갈 길을 갔다. 왕은 엄청난 재물을 주고 호위병을 붙였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인도 날란다대학 고승도 현장의 인물됨을 처음부터 알아봤다. 현장은 인도 전역에서 학문적 명성을 날렸다. 17년이나 머물고 귀국할 때 북인도를 통일한 하르샤왕은 현장의 귀국길을 호위하도록 지시했다.

③현장이 장안으로 돌아왔을 때 당태종은 황제의 길인 주작대로로 모시도록 했다. 정무에 참여하라고 요청했지만, 현장은 제 할 일을 했다. 여행기이자 지리서인 12권의 ‘대당서역기’를 썼고 인도에서 가져온 방대한 불경을 번역하며 불교사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토록 대단한 위인인 현장은 가장 희화화된 인물이기도 하다. 오승은(1500~1582)은 ‘서유기’라는 픽션을 썼다. 주인공은 현장이 아니라 손오공이다. 만화영화 ‘날아라 슈퍼보드’에서 현장은 좀 찌질한 착한 중이다.

수려한 외모, 천재의 머리, 엄청난 체력, 굳건한 의지를 지녔던 현장이 저승에서 보면 심정이 어떠실지?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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