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태계 부문 재조사 용역
- 지난해 11월부터 수행
- 거짓 의혹 나왔는데도 발주
- 낙동강청 수사 의뢰 후에야
- 슬그머니 용역업체 바꿔
부산시가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용역사(국제신문 지난 11일 자 1면 보도)에 재조사도 맡겼던 것이 뒤늦게 드러나 파문이 인다.
부산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 중 생태계 부문 재조사를 원래 용역을 수행했던 A사가 했다고 11일 밝혔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수사 결과 A사는 현장조사도 없이 대저대교 건립 예정지 주변 동·식물 개체 수를 임의로 작성하고, 조사에 투입된 인력과 시간을 부풀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10일 이 업체 대표를 기소해달라며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문제는 이같이 허위 조사를 진행해온 업체에 부산시가 다시 조사를 맡겼다는 점이다. 환경단체가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가 날조됐다고 주장하자, 낙동강유역환경청(이하 낙동강유역청)은 지난해 11월 거짓·부실심의위원회를 열고 본격 심의에 돌입했다. 부산시는 환경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부분만 다시 조사하면 된다고 보고, 작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재조사를 했다. 문제라고 지적됐는데도 원 조사를 수행한 용역사에 재조사까지 맡긴 것이다. 이후 올해 1월 낙동강유역청이 A사의 거짓·부실 조사 의혹을 밝혀달라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자 시는 재조사가 끝나는 시점인 4월께 B사로 슬그머니 업체를 바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낙동강유역청 산하 거짓·부실심의위가 생태계 조사 44개 항목 중 41개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기존 업체에 재조사를 맡겼다”며 “A사가 계속 용역을 해도 무방했지만 환경단체가 문제 삼을 것 같아 도중 업체를 교체했다”고 해명했다.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검증조차 않은 시의 부실 행정이 도마 위에 오르지만, 시는 오히려 경찰 조사 방향에 의문을 제기한다. 시 관계자는 “일부 부실은 있었지만 거짓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며 “환경단체의 관점은 인간이 배제된 생태 분야에 국한돼 있다. 제때 다리를 세우지 못해 발생할 시민 피해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어 본말이 전도됐다”고 답했다.
부산시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환경영향평가 재조사 결과 제출에만 집중하자 환경단체는 11일 오전 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를 강하게 질타했다. 낙동강하구살리기 전국시민행동 박중록 공동집행위원장은 “시의 부실 행정이 드러났지만 시는 용역업체에만 책임을 떠넘기고 꼬리를 자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낙동강유역청에 시가 수행한 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할 것이 아니라 ‘부동의’할 것을 촉구했다.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란 사실상 보완 지시인 반려와 달리 환경적으로 타당하지 않아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낙동강유역청 관계자는 “우리는 심의기관이 아닌 협의기관이라 부동의를 하더라도 얼마든지 부산시가 사업을 강행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부동의를 고려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대저대교는 부산 사상구 삼락동과 강서구 식만동을 연결하는 7.83㎞의 다리로 총사업비는 3000억 원가량이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