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부, 조사서 대부분 혐의 인정
- 경찰, 아동법 위반 등 영장 신청
- 친모는 입원으로 소환 늦춰져
경찰이 9살 의붓딸을 잔혹한 방법으로 상습 학대한 계부(국제신문 지난 12일 자 2면 등 보도)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남 창녕경찰서는 의붓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 등)로 계부 A(35)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사안이 중대하고 피의자의 도주 우려가 있다고 신청 이유를 밝혔다. 경찰은 학대에 도구가 사용됐다고 판단해 특수상해 혐의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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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홉살 의붓딸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계부 A 씨가 지난 13일 경찰에 체포돼 경남 창녕경찰서 별관 조사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A 씨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자신의 초등학생 의붓딸(9)의 목을 쇠사슬로 묶거나 프라이팬에 손가락을 지지고, 하루에 한 끼만 먹이는 등 상습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A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15일 창원지법 밀양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찰은 의붓딸이 집에서 탈출한 지 16일만인 지난 13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A 씨를 연행한 뒤 조사를 벌였다. 연행될 당시 A 씨는 검은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마스크를 한 채 고개를 푹 숙여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A 씨는 이날 조사에서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지난 4일 소환조사 때와 달리 일부는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경찰에 “죄송하다. 선처를 바란다”면서도 정도가 심한 학대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앞서 A 씨의 집을 압수수색해 쇠사슬과 프라이팬, 빨래 건조대 등 학대 혐의를 입증할 도구를 상당수 확보했다. 경찰은 A 씨의 범행 동기를 어느 정도 확인했지만,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친모 B(27) 씨는 건강문제로 아직 조사를 받지 않았다. 친모는 지난 12일 응급입원했던 기관에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경남의 한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고 있다. 친모는 정밀 진단이 끝나면 2주 가량 행정입원을 거쳐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학대를 당한 의붓딸은 지난달 29일 집에서 탈출해 잠옷 차림으로 창녕 한 도로를 뛰어가다 주민에게 발견됐다. 얼굴 등에 심한 멍 등이 있어 학대받은 것으로 추정됐다. A 씨는 프라이팬으로 의붓딸의 손가락을 지지고, 쇠막대기와 빨래 건조대 등으로 때리기도 했다. B 씨는 200도 이상의 열을 가해서 금속 등을 접착할 때 사용하는 글루건을 발등에 쏘거나 쇠젓가락을 불에 달궈 발바닥을 지지는 등 화상을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가정은 올해 초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행복e음’ 시스템에 위기 가구로 등록됐지만 창녕군은 코로나19 탓에 현장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위기 가구로 지정되면 관할 지자체 아동·복지 담당 공무원이 해당 가정을 방문해 학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
이에 대해 창녕군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방문 자제를 해달라고 요청해 방문을 못 했다”고 해명했다.
B 씨는 또 딸이 집에서 탈출한 후에도 온라인 육아 카페에서 태연하게 활동해 공분을 사고 있다. B 씨는 1월 초 이 카페에 가입한 이후 총 60여 개의 글을 남겼으며, 지난달 29일 이후에도 아무렇지 않게 글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