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립대병원 등 민간 대형병원
- 국민안심병원 지원도 소극적
- "돈벌이에 환자 외면" 비판에
- “현실적인 손실보전 우선" 반박
- 공공병원, 감염병 사태 전담
- 부산의료원 한 곳만으론 한계
- "침례병원, 공공 의료기관 전환
- 음압병상 확충 등 시설 정비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사립대학병원을 포함해 민간 대형병원의 역할을 두고 논란이 인다. 공공병원이 코로나19 대응을 사실상 전담한데 비해 민간 대형병원은 의료기관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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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환자의 90% 이상을 국공립병원이 떠맡으면서 사립대병원의 역할론을 두고 비판이 제기된다. 사진은 부산의료원에 코로나19 환자가 이송되는 모습. 국제신문DB |
■확진자 93% 공공병원서 치료
부산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대부분 부산의료원에 입원했다. 14일 기준 지역 코로나19 확진자(141명·사망자 3명 제외) 중 민간병원에 입원한 누적 환자 수는 모두 10명에 불과하다. 부산의료원이 118명의 확진자를 치료했으며, 국립대병원인 부산대병원이 13명을 받았다.
민간병원 중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이 입원한 곳은 인제대 해운대백병원(4명)이었다. 인제대 부산백병원(3명), 고신대병원(2명), 동아대병원(1명)이 뒤를 이었다. 부산의 코로나19 확진자 10명 중 9명이 부산의료원과 부산대병원 등 국공립병원에 입원한 것이다. 공공병원이 코로나19 대응을 떠맡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사립대병원이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안심병원’에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은 것도 비판의 여지를 남긴다. 국민안심병원은 병원 내 코로나19 등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비호흡기질환과 분리된 호흡기 질환 전용 진료구역(외래·입원)을 운영하는 곳이다. ‘돈이 되지 않는’ 감염병 환자 대응은 소극적으로 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0일 기준 부산지역 국민안심병원은 32곳인데, 이 중 사립대병원은 동아대병원 1곳밖에 없다. 서울에는 66곳의 국민안심병원이 있는데 이 가운데 사립대학이 운영하는 병원이 17곳에 달한다.
정부가 진행한 음압병상 확충 지원사업에 사립대병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점 역시 뒷말을 낳는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병원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음압병상 확대 사업을 진행했다. 선정된 병원에는 격리음압병실 1곳당 3억5000만 원과 엘리베이터 설치 비용 1억5000만 원의 시설비가 지원된다. 부산에서는 3곳이 신청했는데, 삼육병원 1곳만 선정됐다. 신청 병원 중에서 대학병원급 민간병원은 없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시설 확충만 지원될 뿐, 인력 운용 비용은 따로 받을 수 없어 그런지 신청한 곳이 많지 않았다”며 “대학병원급은 음압병실이 없어도 다른 데서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어서 신청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감염병은 우리 사회가 다 같이 감내해야 할 위험 요소인데, 일부 사립대병원은 이를 회피하고 있다. 의료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손실 보전 없는 떠넘기기 안돼”
사립대병원 측은 민간병원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기에 앞서 현실적 손실 보전 방안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A병원 측은 “코로나19 입원환자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반 환자 내원이 크게 줄어 병원 설립 이후 처음으로 손실을 기록했다. 격리병실을 만드는 등 확진자 치료를 위해 시설을 정비하는 데도 적잖은 예산이 들어갔다. 민간병원이 감염병 환자는 외면하고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B병원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5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봤는데, 정부의 실제 보전 금액은 10분의 1도 채 안 되는 2억~3억 원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한 민간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병원에 들렀다는 소문이 퍼지면 환자가 끊겨 손해가 막심하다”며 “그렇다고 나중에 손해를 제대로 보전해주지도 않을 텐데, 솔직히 어느 병원이 나서서 코로나19 환자를 받고 싶겠냐”고 항변했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민간병원이 역할을 제대로 못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지만, 2015년 메르스 사태보다는 확실히 나아진 건 사실”이라며 “감염병 상황에서 민간병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려면 현실성 있는 손실 보전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답은 공공병원 확충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앞으로도 발생할 것에 대비, 공공의료기관을 늘리는 동시에 민간병원도 음압병상 확충 등 시설 정비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부산의료원 하나만으로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질환이 유행했을 때 대응하기 버겁다는 설명이다. 2017년 경영난으로 파산한 부산 금정구 침례병원을 공공병원으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회복지연대 김경일 사무국장은 “국가적 비상사태에 준하는 감염질환이 발생했을 때 공공의료기관이 할 수 있는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났다”며 “대학병원급 대형병원이라면 선제적으로 음압병상을 늘려야 하고, 공공의료기관 수 자체를 늘려 시민이 병원 부족과 비싼 비용을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공공병원의 시설 개선, 인력 보강도 과제다. 지난 2월 기준 부산의 국가지정 음압병상은 부산의료원과 부산대병원을 합쳐 51개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부산의료원에는 임시 음압시설을 설치해 음압병상을 105개까지 늘려놓았지만, 중환자 치료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의료원은 코로나19 전담병원이지만 감염내과 전문의가 없다.
김준용 이준영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