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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 드러낸 부산 공공의료 <3> 보건소, 이대로는 안된다

보수 낮고 승진도 더뎌 … 보건소 16곳 정규직 의사 9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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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군 의사 배치도 턱없이 부족
- 보건법 46명 권고에도 총 38명
- 그중 계약직·공중보건의가 29명
- 소장마저 의사 아닌 경우도 4곳

- 급여 안 오르고 직급 한계 기피
- 감염병 사태 유연 대처 위해선
- 처우 개선과 전문성 육성 필요

코로나19 사태 속 공공의료의 최전선 역할을 해온 곳이 바로 지역 보건소다. 지역 확진자가 나오자 보건소마다 선별진료소를 열었고, 모든 역량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집중했다. 그러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를 거치고도 지역 보건소는 아직 제자리걸음 중이다. 인력은 늘었지만, 막상 뜯어보면 의사 수는 여전히 부족하다. 의사 채용을 유도하는 수당도 10년째 제자리다. 코로나19 이후 감염병이 5년을 주기로 발생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공공의료의 첨병인 보건소의 기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공공의료의 최전선에 있는 부산지역 보건소에 의사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부산 금정구보건소 선별진료소. 국제신문 DB
■보건소 의사 태반이 계약직

16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 16개 구·군의 의사 수는 38명이다. 지역보건법 시행규칙에서 정한 광역시 산하 구 보건소의 의사 최소배치 기준(공중보건의 포함, 보건소장 제외)은 3명이다. 군 보건소의 경우 1명이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부산 16개 구·군 보건소에는 46명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기준에 아깝게 미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심각하다. 38명의 의사 중 정규직은 9명에 불과하다. 부산 보건소의 의사 중 절반 이상(26명)이 계약직이나 기간제 형태로 근무 중이다. 공중보건의도 3명이다. 사실상 책임감 있게 보건소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의사가 9명 뿐인 셈이다.

구·군별로 보면 서·영도·부산진·동래·남·북·사하·금정·강서·수영·사상구보건소에는 의사가 2명 근무 중이다. 최소 배치 인원보다 1명 부족하다. 동구보건소는 의사가 1명 밖에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소장이 의사가 아닌 경우도 있다. 중·서·북·사하구는 보건직, 약무직, 간호직이 소장 임무를 맡았다.

영도·서·수영구는 전문직 개방형으로 임기제의 보건소장을 채용해 보건소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감염병이 확산하면 지역 사회에서 각종 근거 없는 소문이 난무하는 등의 상황이 펼쳐지는데, 이때 흔들리지 않고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보건소의 역할이 중요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으려면 이런 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회복지연대 김경일 사무국장은 “의사 수를 양적으로 늘리는 것보다 안정성, 전문성, 독립성을 갖춰야 한다”면서 “공공보건의료의 모세혈관 격인 보건소에 꼭 필요한 전문가가 있다면 그만한 처우나 대가를 보장해야 양질의 인력이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수당 10년째 제자리

   
부산 북구보건소의 문성환(76) 의사가 지난 3월 방호복을 입고 선별진료소로 이동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행정직 중심의 공직사회는 의사를 반기지 않는다. 게다가 공직에 투신한 의사에게는 적절한 보상이 없다. 대표적으로 10년째 의료업무 수당이 오르지 않고 있다. 공무원이면서 의사 면허를 가져 의료 행위를 하면 시 조례에 따라 매월 이 수당을 받는다. 전문의는 90만9000원 이하, 일반의는 81만8000원 이하다. 의대 졸업 후 조금만 눈을 돌리면 고액 연봉이 보장되는데, 이 정도의 수당으로 공직 사회에 입문할 의사를 찾기 쉽지 않다. 민간 의료 시장의 임금을 따라가지는 못해도 해마다 일정 비율을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의료계의 시각이다.

게다가 승진이나 승급도 어렵다. 이미 여러 차례 문제가 제기됐다. 2015년 부산연구원이 펴낸 보고서 ‘부산시 보건소 조직진단’에서 정책 제언으로 보건소장의 직급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 차원의 감염병 컨트롤타워가 질병관리본부라면 지역 컨트롤타워는 보건소다. 하지만 격하된 보건소장의 직위와 권한으로 감염병 예방 등의 대처에서 독립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보건소장의 직급이 최소 1단계 정도는 상향 조정돼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문했다. 나아가 시 차원의 관련법 변경 움직임을 요구하는 제언도 보고서에 담겼지만 5년이 지난 현재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게다가 시에서 의무직이 고위직으로 승진한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시 의무직 중 안병선 건강정책과장(4급)이 가장 높은 직책을 맡고 있다.

■체계적인 의사 교육도 필요

의료계는 보건소 의사가 행정업무와 더불어 감염병 등이 터졌을 때 선제적이고 유능하게 대처하기 위해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현실은 보건소 의사들이 자체적으로 시간이 날 때 학위 등을 받으러 다니는 실정이다.

허목 남구보건소장은 “드물지만 공공의료에 뛰어들고자 사명감을 가지고 의대를 졸업하는 인재들도 있다. 그런데 체계적인 교육이 없다 보니 힘들어 떠나는 경우가 잦다”면서 “그렇지 않고 남는 의사들은 혼자서 경력을 쌓고 트레이닝한다. 보건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이런 교육들이 필요한데 아쉬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등이 교육을 가끔 마련해왔지만, 이마저도 못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소라 사상구보건소장은 “보건소는 공중보건, 건강증진 등을 포괄적으로 다뤄야 해 민간병원 업무와 다른 측면이 있다. 그런데도 임용되면 별도의 교육 없이 바로 실무에 투입된다”면서 “교육이 마련돼도 수도권 위주로 편성돼 실무에 시달리는 보건소 의사들이 2, 3일도 빼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준용 김진룡 기자 jykim@kookje.co.kr

◇ 부산 16개 구·군 보건소 의사 현황

구

중구

서구

동구

영도구

부산진구

동래구

남구

북구

해운대구

사하구

금정구

강서구

연제구

수영구

사상구

기장군

의사수

3

2

1

2

2

2

2

2

5

2

2

2

3

2

2

4

정규직

1

1

0

0

1

0

1

0

1

0

0

1

1

1

1

0

계약직·기간제

2

1

1

2

1

2

1

2

4

2

2

1

2

1

1

4

※자료 : 부산시 (보건소장 제외, 공중보건의 포함) (단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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