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경찰 어처구니없는 실수에…음주운전 사고 내고도 무죄

만취 사고 후 의식 잃은 운전자

  • 임동우 기자
  •  |   입력 : 2020-06-21 22:28:07
  •  |   본지 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경찰, 배우자 동의 얻어 채혈 후
- 자격 안 되는 ‘경사’가 영장 신청
- 검찰서 한 차례 기각됐다 기소

- 1심 “음주 인정되나 절차 부적절”
- 영장주의 원칙 따라 무죄 선고

만취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사고를 낸 혐의로 기소된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운전자가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음주 상태에서 사고를 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경찰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증거를 수집하지 않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5단독(황지현 판사)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2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1월 11일 0시10분께 술을 마시고서 부산 중구 남포동에서 사상구 모라동까지 오토바이를 몰다가 길가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사고 충격으로 의식을 잃은 A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사상경찰서 소속 B 경사는 A 씨에게서 술 냄새가 나자 A 씨 배우자의 동의를 받아 채혈 음주 측정을 진행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당시 A 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03%였다.

1심은 A 씨의 음주운전 행위를 모두 인정했지만 유죄를 선고하지 않았다. 경찰관이 법원의 영장이 없는 상태에서 피의자의 동의도 받지 않고 채혈한 것은 형사소송법상 영장주의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법원은 봤다. 황 판사는 나아가 사후에라도 경찰관이 채혈을 위한 영장을 발부받아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B 경사는 A 씨의 혈액을 뽑은 이후 검찰에 영장을 신청했다. 문제는 B 경사가 사법경찰관에 해당하지 않아 영장 신청의 자격이 없다는 점이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압수, 수색, 검증을 위한 영장 신청 주체를 ‘사법경찰관’(경무관, 총경, 경정, 경감, 경위)으로 한정한다. 이에 따라 검찰은 B 경사가 신청한 영장을 기각하면서 사법경찰관이 영장을 신청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경찰이 사후 영장을 신청해야 하는 48시간을 넘기면서 끝내 A 씨의 채혈을 위한 영장을 발부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A 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릴지 검토했지만 그가 2008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 원형을 선고받은 전력 등을 감안해 기소했다. 검찰은 A 씨 배우자의 동의를 받은 채혈인 만큼 피고인이 ‘임의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1심은 이를 배척했다. 검찰은 이 사건의 항소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황 판사는 “형사소송법 규정을 위반해 수사기관이 법원으로부터 영장 또는 감정처분허가장을 발부받지 아니한 채, 피의자 동의 없이 피의자의 신체에서 혈액을 채취했다”며 “사후적으로도 곧바로 영장을 발부받지 않았다. 이는 형사소송법상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해 수집한 증거로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임동우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도청도설] 발가벗겨진 사우디
  3. 3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대 마을버스뿐
  4. 4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5. 5[시민기자] ‘핑크 가을’ 내려앉은 대저생태공원
  6. 6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7. 7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8. 8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9. 9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10. 10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1. 1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2. 2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3. 3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4. 4"법령 검토해 결정하겠다"던 김지용 중수청장, 국무회의 참석
  5. 5[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北 적반하장 용납 못해…추가 도발 감행시 단호하게 대응”
  6. 6[2026 국감 브리핑]조경태 “최고 시스템 갖춘 건기연이 가덕도신공항 부지 침하 연구해야”
  7. 7여도 야도 시중은행 연쇄 해킹 사태 집중 질타
  8. 8이 대통령, "생애 첫 연금 지원사업 신청한 사람만? 실질적 불평등"
  9. 9이 대통령 "관행·절차 얽매이지 말고 주택 공급 전격전 펼치길"
  10. 10통일부. 北 대남확성기 재개 위협에 “문제 해결 노력에 호응” 촉구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3. 3부산 명물 삼진어묵, 상하이 입맛 잡는다
  4. 4[뭐라노] 금양 부활할까
  5. 5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6. 6내년 주목할 세계 여행지 톱10에 부산… 국내 유일
  7. 7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 ITF(국제운수노련) 집행위 선출
  8. 8"원전 사업자 한수원, '안전 미준수' 과징금만 5년간 338억원"
  9. 9이번엔 할리스…고객 개인정보 276만 건 유출(종합)
  10. 10기술유출 엄단…산업부 ‘특사경’ 도입 추진
  1. 1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대 마을버스뿐
  2. 2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3. 3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4. 4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5. 5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6. 6“미래대응기금 조성, 교부세 축소 안 돼”
  7. 7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8. 8상습 음주운전 꼼짝마…후 불어야 시동 걸린다
  9. 9주 15시간 넘기면 인건비 30%↑…생존 위해 쪼개기 고용
  10. 10재개발 조합장 수사 정보 채팅방 올린 공무원 벌금
  1. 1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2. 2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3. 3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4. 4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7. 7‘통산 최다안타 3위’ 손아섭, 두산에서 방출…선수 생명 이어갈까
  8. 8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9. 9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우리은행
끝나지 않은 '석면 공포'
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주 13.7시간 노동의 덫
주 15시간 넘기면 인건비 30%↑…생존 위해 쪼개기 고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