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총장, 검언유착 의혹수사 관련
- 부장회의에 지휘 맡겨 회피 논란
- 대검·중앙지검 수사자문단 이견
- ‘한명숙 증언 강요’ 인권부 배치
- 추 장관은 “감찰부서 조사하라”
- 여권 “윤 총장, 월권행위” 비난
- 文, 법무부·검찰 협력 강화 주문
윤석열 검찰총장이 위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래로는 서울중앙지검, 여론의 압박까지 ‘삼각파고’를 맞고 있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놓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대검찰청 지휘부 사이의 파열음이 커지는 가운데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수사와 관련한 ‘증언 강요’ 의혹 진정 사건을 두고는 추 장관과 정면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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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협의회에는 참석한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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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유착, 수사지휘 회피 논란
22일 검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윤 총장은 지난 4일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이 사건 지휘에 관여하지 않겠다. 수사지휘를 구본선 대검 차장검사가 주재하는 부장회의에 맡기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에 보냈다. 윤 총장이 이 사건과 관련해 ‘수사 지휘를 회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보다 하루 앞선 3일 채널A 법조팀장 배모 기자와 홍모 사회부장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다. 비슷한 시기 검언유착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한동훈(부산고검 차장검사) 검사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당시 검찰 내부에서는 윤 총장에게 압수수색 등 수사상황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대검 차장과 검사장급 5명이 참여하는 부장회의에서도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지난주 증거인멸 우려를 들어 검언유착 의혹 당사자인 채널A 이모(35) 기자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보고했다. 부장회의에서는 이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우세했지만, 이견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자의 변호인이 요구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여부에도 의견이 갈렸다. 법조계에서는 한 가지 사건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 이처럼 극과 극으로 관점이 엇갈린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언강요 조사 두고 추·윤 충돌
윤 총장은 과거 한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수사와 관련한 ‘증언 강요’ 의혹 진정 사건을 대검 인권부장이 총괄해 조사하라고 21일 지시했다. 대검에 따르면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과 대검 감찰과가 자료를 공유하며 필요한 조사를 하라”며 조사는 대검 인권부장이 총괄하라고 했다. 지난 4월 법무부에 접수된 검찰의 증언 강요 진정 사건은 대검 감찰부를 거쳐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에 배당됐다. 하지만 추 장관이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 조사를 거부한 중요 참고인을 대검 감찰부가 직접 조사하라고 지시하면서 조사 주체가 둘로 나뉘게 됐다. 추 장관의 지시를 두고 “법무부 장관이 15년 만에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지만 양측 모두 “과도한 해석”이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다.
윤 총장의 지시는 외견상 컨트롤타워를 세워 두 조사 주체가 서로 의견을 조율,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하지만 대검 인권부를 총괄로 내세운 점은 조사 결과를 대검 감찰부에 최종 보고하도록 한 추 장관의 지시와 배치되는 것이어서 윤 총장이 또다시 추 장관과 대립각을 세운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추 장관이 이번 윤 총장의 지시를 대검 감찰부 직접 조사 지시에 대한 ‘반기’로 해석할 경우 두 사람 간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여권은 윤 총장이 증언 강요 의혹 조사를 대검 인권부장이 총괄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월권행위’ ‘제 식구 감싸기’ ‘양치기 소년’이라고 비난했다. 반대로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윤 총장 사퇴론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반부패정책협의회 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이 대면한 것은 지난 2월 6일 추 장관의 대검 방문 이후 137일 만이다. 둘은 서로 멀찌감치 떨어져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법무부와 검찰에서 동시에 인권 수사를 위한 태스크포스(TF)가 출범했다”며 “권력기관 스스로 주체가 돼 개혁에 나선 만큼 ‘인권수사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대로 서로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김태경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