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바다 북한 격퇴…오늘의 평화 있게 해”

참전용사 최도기 옹이 기억하는 1950년 6·26 대한해협해전

  • 김진룡 기자
  •  |   입력 : 2020-06-25 22:19:14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북한군 600명 태운 무장수송선
- 6·25 다음 날 부산 침투 작전
- 해군 백두산함 조타수였던 최 옹
- 전우와 목숨 걸고 최후방 지켜

- 오늘 해작사서 전승기념식
- “스러져간 동료들 눈앞에 선해
- 그 희생 영원히 기억해줬으면”

“부산 앞바다에서 북한군이 잔뜩 탄 배를 침몰시키지 않았다면 지금 대한민국은 없을지도 모르지.”
   
1950년 6월 26일 새벽 부산 앞바다에서 벌어진 대한해협해전에 참전한 최도기 옹이 6·25전쟁 발발 70주년인 25일 부산 해운대구 자택에서 지난해 참전 용사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원준 프리랜서
25일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에서 만난 6·25전쟁 참전용사 최도기(89) 옹은 1950년 6월 26일 새벽 벌어진 대한해협해전을 선명하게 기억했다. 대한해협전은 6·25전쟁 발발 직후 부산 앞바다에서 우리나라 해군 백두산함(PC-701)이 북한군 600여 명이 탄 1000t급 무장수송선과 맞선 전투다. 해군 장병과 국민의 성금으로 미국에서 구매한 우리나라 해군 최초이자 유일한 전투함이었던 백두산함은 이 전투에서 북한군 무장수송선을 격침하는 전과를 올렸다.

“그때 북한군은 기관총으로 무장하고 있었어. 그 무장병력이 우리나라 최후방인 부산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면…. 아마 전쟁이 더 길어지고 북한군이 전후방 가릴 것 없이 들이닥쳐서 서울이건 부산이건 나라 전체가 초토화됐을 거야.” 아찔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한 듯 최 옹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1931년 4월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태어난 최 옹은 1947년 가족들과 함께 서울로 남하했다. 이듬해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그는 해군에 지원해 경남 창원 진해에서 하사로 근무를 시작했다. 전쟁이 터진 그날 그도 백두산함의 조타수와 신호수 보직을 맡아 승선했다. 백두산함은 동해안으로 북한군이 상륙하는 것을 저지하거나 적함을 격멸하기 위해 나섰다. 이날 오후 8시께 백두산함이 부산 앞바다에서 북한군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무장수송선과 맞닥뜨렸다. 백두산함이 국제 통용 수기 신호를 보냈으나 해당 선박에서는 아무런 응답을 하지 못했다. 100m 정도 근접해서야 북한의 무장수송선임을 파악했고, 국방부의 명령에 따라 사격에 나섰다.

“그때 20대 초반이었어. 어려서 처음에는 전쟁이 났다고 실감하기 어려웠지. 그런데 우리가 3인치 포탄과 기관총을 쏘자 북한도 응전하기 시작하면서 전투가 시작됐어. 근접사격을 하니 적함에 불이 나기 시작했지만, 다음 날 새벽이 돼서야 적함이 침몰했지. 우리도 적들이 쏜 탄환을 맞은 동료 4명이 부상당했어.”

최 옹은 백두산함의 첫 승전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이후에도 최 옹은 백두산함에 승선해 전쟁을 치렀다. 해전을 치르는 것은 물론, 인천 덕적도 영흥도 등에 상륙해 잠복해 있던 북한군을 무찌르기도 했다. 6·25전쟁의 양상을 뒤바꾼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에도 그가 탄 백두산함이 투입됐다. 당시 UN군 사령관이던 더글러스 맥아더의 주도로 진행된 이 작전에 참전해 인천 땅을 밟기도 했다.

“서해 섬에는 일부 승조원이 차출돼 상륙했는데, 전투 중에 동료가 사망하기도 했어.바로 앞에서 숨을 거두는 전우를 보면서 마음에 악만 남게 됐지. 전쟁을 치르며 보고 느낀 참상은 다 말하기 힘들어.”

만으로 구순을 앞둔 최 옹. 나이가 든 만큼 전장을 함께 헤쳐온 동료들이 세월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는 게 그에게 가장 애달픈 일이 됐다. 최 옹은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병상에 누워있는 동료가 많다. 이번 대한해협 전승기념식에 참석하는 참전용사도 2명뿐일 것 같다. 그래도 그때 나라를 지킨 전우들이 있어서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는 건 영원히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군은 26일 오후 1시30분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서 70주년을 맞은 대한해협해전 전승기념식을 연다. 대한해협해전 참전용사와 유족, 부산보훈청장, 주한미해군사령관 등이 참석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참전용사에 대한 경례와 함께 예포 21발이 발사된다. 백두산함 승조원과 유가족 소개, 대한해협해전 경과보고, 블랙이글스의 축하 비행, 의장 시범 순으로 진행된다. 기념식에 앞서 참전용사와 유족은 중구 중앙공원에 위치한 대한해협해전 전승비 헌화와 참배의 시간도 가진다.

김진룡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2. 2[근교산&그너머] <1485> 경북 영주 ‘무섬길’
  3. 3부산불꽃축제 숙박비 2배가 기본…여전한 ‘바가지’(종합)
  4. 4“북항돔 공모사업 목숨 걸고…” 전재수 시장 완수 의지 밝혀(종합)
  5. 5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6. 6태종대 명물 다누비 사라지나…市, 대체 운송수단 검토
  7. 7尹 선거법 2심도 ‘당선 무효형’…형 확정 땐 국힘 397억원 반환(종합)
  8. 8조선의 궁인데…이름도 옷도 서양식 K-사극, 판타지 세계관 확장 통할까
  9. 9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10. 10비스텝 원장 6개월 공석 될 판…내년 사업 어쩌나
  1. 1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2. 2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3. 3부울경 全 국회의원 회생촉구 서명…노동청, 지광 출석 요구
  4. 4“왜 사회적 지탄 대상 되려하나” 김대식, 지광에 회생 동의 촉구
  5. 5與 ‘조작기소특검법’ 5일 처리 추진…국힘 “모든 안건 필버”(종합)
  6. 6국힘 “미래기금, 총선용 사금고” 민주 “세수 변동 대비 안전장치”
  7. 7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8. 8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9. 91호기 명단 유출 파일 'MOFA(외교부) 형식, 유출 경위 파악에 주력
  10. 10[속보]李대통령, 사랑제일교회 향해 “버티면 된다는 건 세상에 없어”
  1. 1비스텝 원장 6개월 공석 될 판…내년 사업 어쩌나
  2. 2철새도래지서 즐기는 하이엔드 커피
  3. 310월 세계 선박 발주량 반토막…韓 점유율은 22% ‘존재감’
  4. 4쿠팡 Inc 올해 누적적자 2조 육박 ‘역대 최대’(종합)
  5. 5美 의회 장악 민주, AI 규제하나…韓 반도체 업계 촉각
  6. 6벡스코 ‘26분 정전’ 원인은 합선…노후 전력설비 개선 추진
  7. 730대그룹 美 계열사 10년새 232% 급증
  8. 8대양전기공업 배당성향 30%로…주주가치 제고
  9. 9“극지연구 데이터 사업화, 기업 신성장 동력으로”
  10. 10주가지수- 2026년 11월 4일
  1. 1부산불꽃축제 숙박비 2배가 기본…여전한 ‘바가지’(종합)
  2. 2“북항돔 공모사업 목숨 걸고…” 전재수 시장 완수 의지 밝혀(종합)
  3. 3태종대 명물 다누비 사라지나…市, 대체 운송수단 검토
  4. 4尹 선거법 2심도 ‘당선 무효형’…형 확정 땐 국힘 397억원 반환(종합)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5일
  6. 6“양산 충렬사·현충시설 관리인, 10년 연속 특정인 선발 특혜”
  7. 7폭염에 냉방 꺼 ‘갑질 논란’ 기업, 불법 하도급 의혹 추가
  8. 8기장 리조트 참사 시공사 대표 중형 구형
  9. 9“제조업 AI 전환 적극적 추진…‘부산의 심장’ 활력 되찾겠다”
  10. 10전남광주 순천대·경북 경국대 ‘지역의대’ 신설
  1. 1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2. 2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3. 3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4. 4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5. 5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6. 6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7. 7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8. 8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9. 9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10. 10[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제조업 AI 전환 적극적 추진…‘부산의 심장’ 활력 되찾겠다”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지역 기업과 1대 1 매칭…50+부산포털도 가동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