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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469> 법화와 화엄 ; 숭고한 연꽃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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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06-25 18:57:18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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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은 한 권이 아니다. 정확히 몇 권인지 알기 힘들다. 불경의 세계는 울창한 정글이란다. 거대한 그물이기도 하다. 수많은 불경 중 대승불교의 양대 산맥으로 일컬어지는 법화경과 화엄경은 공통으로 ‘화’ 자를 지닌다. 도대체 무슨 뜻이길래?

연꽃처럼 쓴 법 화-화엄의 華
빛날 화(華)를 화려(華麗)할 화라고도 한다. 하지만 원래는 꽃 화(華)였다. 중국인들은 이 화를 한족(漢族)의 이상적 정체성으로 여겼다. 중화민국, 중화인민공화국의 중화(中華)다. 해외 거주 중국인을 화교(華僑)라 부른다. 중화사상의 특별한 꽃인 화(華)이기에 그냥 일반 꽃들은 꽃 화(花)자를 따로 만들어 썼다. 이렇게 화(華)를 각별한 의미로 쓰게 되기까지는 법화경과 화엄경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두 불경의 원래 이름은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과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이다. 두 경전에서 華는 그냥 꽃이 아니라 혼탁한 진흙탕 물에서도 오묘하면서도 화려하고 장엄하게 피는 청초한 연꽃이다. 그 연꽃은 부처께서 깨달은 연기(緣起)의 법을 상징한다. 법화경에선 누구나 부처님처럼 연꽃과 같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화엄경에선 부처께서 깨달은 법은 연꽃(蓮華) 속 복잡다단하게 감춰진(藏) 연화장(蓮華藏)세계와 같이 온 세상을 화려하고 장엄하게 장식하고 있다고 한다. 더 이상 법화와 화엄의 무지막지하며 무궁무진한 세계를 논하기에는 과문(寡聞)하여 머릿속 지식이 딸리니 과분(過分)하다.

다만 이제 연꽃을 보면 달리 여겨야 하겠다. 불교 신앙 여부를 떠나 단지 그냥 이쁘고 아름답기보다 가장 숭고한 정신(精神)의 진수(眞髓)를 고귀하게 마주한다고 해야 하겠다. 아울러 탁한 세상에서 맑은 연꽃처럼 되어 살아가기를 서원해야 하겠다. 부족한 중생으로서.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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