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책위 “관계자 징계 시작해야”
한국마사회 내부의 비리를 폭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던 문중원 경마 기수의 유서 내용이 경찰 수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경찰은 고인이 생을 마감한 지 7개월 만에 마방 배정 심사 등의 특혜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마사회 간부와 조교사 2명을 기소해야 한다며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마방 배정 심사를 공정하게 진행하지 않은 혐의(업무방해)로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간부 A 씨와 조교사 B, C 씨 등 3명을 재판에 넘겨야 한다는 의견으로 1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수사 결과를 종합하면 2018년 마방 배정 심사 과정에서 A 씨는 문 기수보다 조교사 면허를 늦게 취득한 B, C 씨에게 특혜를 줘 마방을 먼저 배정받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 씨가 조교사 2명에게 특혜를 준 구체적인 방법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쟁점이 될 사안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2015년 조교사 면허를 땄지만 5년간 마방을 받지 못한 문 기수는 유서에서 마방 임대에 마사회 특정 직원과의 친분이 중요하다며 유착 의혹 등을 제기했다. 마방 배정의 근본적인 대책 등을 요구하며 연기된 문 기수의 영결식은 숨진 지 102일 만에 진행됐다.
경찰은 또 A 씨를 비롯한 마사회 간부 2명이 조교사 B 씨 등 2명으로부터 물품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도 추가로 확인했다. 다만 주고받은 물품 액수가 100만 원을 넘지 않아 형사처벌을 하지 않고 한국마사회에 과태료 처분 등의 절차를 진행하라고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중원 기수 유서를 기반으로 다각도로 수사한 끝에 마사회 간부와 조교사들의 혐의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자 문 기수 유족, 노동조합, 시민단체로 구성된 ‘한국마사회 적폐청산 대책위’는 마사회에 관련자의 징계를 요구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생각보다 수사가 길어졌지만 진실을 밝혀낸 경찰 수사 결과를 환영한다”며 “마사회는 경찰 수사에서 혐의가 확인되면 마사회 관계자 징계에 나서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만큼 징계 절차를 시작하라”고 말했다. 또 대책위는 공정하지 못한 심사로 마방을 배정받은 조교사에게도 마사회가 마방 회수 등 합당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마사회는 경찰 수사 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경찰 수사 내용을 확인해 보겠다. 이에 대한 입장과 향후 계획 등은 추후 밝히겠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