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산해양청·시 소유권두고 갈등
- 주민 땡볕 아래서 배 기다려야
경남 통영시와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이 남해안 주요 관광 섬 3곳에 여객선터미널을 지어 놓고도 소유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으면서 이들 터미널이 수개월 째 문조차 열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소유권을 둘러싼 두 기관의 갈등으로 애꿎은 섬 주민과 관광객만 불편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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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진도 외항 여객선터미널 모습. |
2일 통영시와 마산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과 올 1월에 한산도 제승당, 비진도 외항, 소매물도 등 3곳 섬에 연이어 여객선터미널을 준공했다. 22억 원을 들인 3개 여객선터미널은 매표소와 매점, 화장실 등 여객선을 이용하는 섬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 등을 갖췄다.
한산도는 이충무공 유적지로, 비진도는 천혜의 해수욕장으로, 소매물도는 등대섬을 연결한 절경으로 이름나 매년 수십만 명이 찾고 있다.
그동안 섬 주민과 관광객들은 터미널이 없어 비와 땡볕에 고스란히 노출된 채 배를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겪어 왔다. 3개 섬 터미널은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하고 쾌적한 휴식공간 등 편의제공을 목적으로 신축됐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터미널을 만든 마산지방해양수산청과 관할 지자체인 통영시가 터미널의 소유권 이전 여부를 두고 서로 상반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은 통영시가 터미널 관리를 위임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통영시는 소유권은 주지 않으면서 관리책임만 지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두 기관은 몇개월동안 이 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국유재산관리법에 따라 국유재산인 터미널 소유권을 넘겨 줄 수는 없다. 대신 통영시로 관리 위임하면 시가 모든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사용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데도 통영시는 소유권을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통영시는 관리 위임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터미널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예산과 인력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관리 위임을 받게 되면 유지보수 등 관련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데 시의회를 설득할 명분도 없다”고 해명했다.
두 기관의 소유권 이전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섬 주민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한산도 주민 김모 씨는 “땡볕에 서서 배를 기다리는 것이 너무 힘들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터미널을 지어 놓고 왜 활용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평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