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경전은 발음만 비슷할 뿐이다. 천의 한자도 다르고 소속도 다르다. 그렇다면 내용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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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수경(위)과 천부경(아래). |
나는 스무 살 때 대구 인근 팔공산 숲속 북지장사라는 절에서 한 달 살았다. 절밥을 먹으며 편입학 공부를 했었다. 당시 주지스님 염불 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목탁소리와 함께 ‘옴마니반메홈’이 반복되었다. 새벽을 깨우는 리드미컬한 음악처럼 들렸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1300여 자 불경인 천수경(千手經)에 나오는 주문이었다. 정식명칭인 ‘千手千眼觀自在菩薩廣大圓滿無崖大悲心大陀羅尼經’에서 앞 글자 천수(千手)를 따서 천수경이다. 천 개나 되는 손과 눈을 가진 관세음보살의 한량없는 공덕을 기리는 경전이다. ‘수리수리마하수리 수수리사바하’라는 익숙한 주문으로 시작된다. 하늘(天)에 들어맞는(符) 말씀(經)인 천부경(天符經)은 우리 한민족 대종교 경전이다. 세 가지가 있다. ①기원전 40세기 사슴발자국 모양의 녹도(鹿島) 문자로 쓰인 ‘하나둘셋넷다섯여섯일곱여덟아홉열’ 16글자 천부경이다. ②기원전 22세기 고조선에서 만들어졌다는 가림토(加臨土) 문자로 쓰인 38자 천부경이다. ③9세기 최치원(857~?)이 기존 천부경을 한문으로 풀이했다는 81자 천부경이다. 세 천부경은 모두 천지인(天地人) 사상을 담고 있다.
천수경이 관세음보살에 귀의(歸依)하는 진언적 신앙서라면, 천부경은 천지인 이법(理法)에 관한 직설적 선언문이다. 내용이 다르다. 공(空) 사상과 연기(緣起) 법을 담은 반야심경이나 화엄경이 천부경과 맥락이 닿는 듯하다. 천수경 어딘가에도 닿을 듯 말 듯 알 듯 말 듯 모를 듯 알 듯 우주 천지 세상의 오묘한 이치가 통할지 모른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