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정우 美송환 불허에 비판 확산
- “사법부 내 자정 목소리 나와야”
아동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20대 남성에게 법원(1심)이 징역 8월을 선고(국제신문 지난 9일 자 6면 보도)하자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여기에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운영자인 손정우의 미국 송환을 불허한 법원의 결정까지 더해지면서 사법부를 질타하는 여론이 커진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2단독 윤동현 판사는 채팅앱에서 만난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27) 씨에게 징역 8월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법원은 김 씨가 초범이며, 피해자를 단 한 차례만 만난 점 등을 고려했다. 앞서 김 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 검찰은 선고된 형이 가볍다며 즉각 항소했지만, 김 씨는 오히려 형이 무겁다고 항소했다.
지역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산지부 젠더위원회 소속 변현숙 변호사는 “피고인의 죄질을 고려하면 법원이 선고한 형량은 지나치게 가볍다. 검찰의 구형도 잘못됐다”며 “법원과 검찰이 피해자를 충분히 생각하지 않고 양형기준을 기계적으로 적용해 빚어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손정우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과 함께 그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던 법원을 비판하는 움직임도 연일 이어진다. 지난 8일 디지털 성 착취 부산공동대책위원회는 부산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법부 판단은 최악의 결정으로, 사법부가 성범죄자를 키운 것이나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대 김영(사회학과) 교수는 “법원이 가볍게 처벌하는 건 성범죄가 심각한 범죄가 아니며, 죄를 지어도 사회적으로 퇴출당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며 “법원은 성범죄 사건 판단과 관련,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법원 내부에서도 자정의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정다운 연구위원도 “이번 판결을 통해 법관의 성인지 감수성이 얼마나 부족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