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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마을' 혁신을 찾아서 <14> 산청 마당극마을

극단 ‘큰들’이 가꾼 예술공동체 … 동료와 모여 살며 공연·연습 ‘얼쑤’

  •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  |   입력 : 2020-07-12 19:45:52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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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적 창작·생활터 마련 목적
- 15년 전부터 보금자리 물색
- 산청읍 내수리 2만 평 매입 등
- 공공예산·사비·후원으로 조성

- 작년 10월부터 50여 명 거주
- 벼농사 등 작물 재배 자급자족
- 최근엔 신재생에너지 사업 선정
- 내달까지 전세대 태양광 설치

- ‘의원 허준’ ‘효자전’ ‘남명’ 등
- 역사·문화유산 소재 작품 선봬
- 요즘은 최참판댁 등서 상설무대
- 10월엔 입주 1주년 대형 기획

지리산 천왕봉이 바라다보이는 경남 산청군의 조용한 산골 마을에 아이 웃음소리와 장구 소리, 노랫소리가 멈출 줄 모른다. 예술 활동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 좀 더 살맛 나는 세상을 꿈꾸는 예술공동체 극단인 ‘큰들문화예술센터’(이하 큰들)의 보금자리인 ‘산청 마당극마을’에서 은은히 흘러나오는 소리다.
   
산청 마당극마을 주민인 큰들문화예술센터 단원들이 마당극 ‘남명’을 연습하고 있다.
진주~산청 국도를 타고 가면 산청읍 조금 못 미처 오늘쪽에 내수마을 입간판이 나온다. 이곳에서 우회전해 4㎞ 가량 가면 오른쪽 야산 기슭에 30여 채의 주택들이 자리잡고 있다.

경남 산청군 산청읍 내수리 산청 마당극마을이다. 하나같이 말끔하고 깨끗한 건물은 이 마을이 전통마을이 아닌 최근에 조성된 곳임을 짐작케 한다.

지난해 10월 준공했다. 한 마을 주민 전체가 극단 큰들 단원이다. 유아부터 청장년까지 단원 가족 50여 명이 함께 생활하며 미래를 꿈꾸고 있다.

회사나 학교 기숙사의 급식소처럼 직접 밥과 반찬을 챙겨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며 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친 사람들은 직접 자신이 사용한 식기를 설거지 한다. 생활과 공연, 연습이 한 공간에서 이뤄진다.

■하나의 예술공동체

   
산청 마당극마을 주민이 자신들의 먹거리를 위해 모내기를 하고 있다.
극단 큰들의 활동은 1984년 진주에서 시작됐다. 산청군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8년 ‘동의보감’을 집필한 의성 ‘허준’ 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마당극 작품 ‘의원 허준’을 산청한방약초축제 주제공연으로 선보이면서부터다.

이후 지난 2010년 창작 초연 이후 2018년 여름 200회 공연을 기록한 ‘효자전’에 이어 최근 남명 조식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남명’ 등 산청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마당극 35편을 발표했고 연간 평균 100회 공연을 한다. 국내는 물론 해외 공연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들에게는 반드시 이뤄야 하는 한 가지 소원이 있었다. 바로 단원들이 하나의 예술공동체로서 함께 지낼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관객과 배우, 배우끼리의 마음을 맞춰야 하는 공동체 성격이 강한 마당극의 특성에 맞는 공동체 마을 조성이다.

단원들의 안정적인 창작과 생활공간 마련을 위해 15년 전부터 노력하던 중 산청읍 내수리에 2만 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하게 된다.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내수지구 신규마을 조성사업)에 선정됐다. 이어 국비·군비 18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2월 대지조성 사업을 마무리했다.

이어 단원들이 사비를 털고 농가 대출금을 내어 마련한 자금과 후원금 등 16억 원으로 주택 30채와 커뮤니티센터가 조성됐다.

특히 여기에는 실행에 옮긴 단원들 못지 않게 극단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1800여 후원회원들의 힘이 컸다.

   
드론으로 찍은 산청 마당극마을 모습.
■신재생에너지 마을로 재탄생

산청 마당극마을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예술가들만 모여 사는 공동체 마을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1세 유아부터 중장년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인구가 살고 있다.

이 마을은 전체 30세대 중 30~40대 20세대, 20대 9세대, 50대 3세대로 구성돼 있다. 부부 대부분이 극단 단원이자 배우다.

마을 조성에는 한국건축가협회 건축 명장 기업이자 ‘2018 한국 건축문화대상 우수상’과 ‘2018 스틸하우스 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아틀리에건설㈜이 책임시공자로 참여했다. 또 김현준 강원대 교수와 김태영 한국예총 건축과 교수가 책임설계를 맡아 예술가 마을에 어울리는 공간을 만들었다.

마당극마을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이미 큰들 그 자체만으로도 지역의 역사 문화를 바탕으로 만든 마당극을 국내외에 알리고 있다.

생활기반이 안정된 그들이 이를 바탕으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내년에 실내 공연장과 소품·의상실이 준비되면 상설 마당극 공연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큰들은 코로나19로 중단했던 공연을 지난 5월부터 재개했다. 하동 최참판댁과 산청 동의보감촌에서 각각 마당극 ‘최참판댁 경사났네’와 마당극 ‘효자전’ 등 2020 상설문화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8년째 큰들에서 생활하는 서진은(45) 사무국장은 “마당극마을 입주 1주년인 오는 10월 23일 130명의 사물놀이패가 참여하는 대규모 풍물공연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 주민은 마을 소유 4000㎡의 논밭이 있어 벼 농사와 고추 배추 등을 재배해 기본적인 먹거리는 자체 해결한다. 하지만 코로나 19 등으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청 마당극마을이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를 완전히 배제하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마을로 재탄생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돼 4억 원을 들여 지난 1월 20세대의 주택에 태양광을 설치했다.

이어 오는 8월께 나머지 10세대의 주택과 공동시설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에너지 복지 혜택 사업이 추진된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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